제337화
“말했잖아요. 난 성 여사님 안목을 믿는다고요.”
하경림이 순진한 표정으로 웃자 성혜란은 이를 악물고 억지로 웃으며 말했다.
“그럼 천천히 고르세요. 우리는 이만 가볼게요.”
그러고는 곧바로 임현지를 데리고 나갔다.
하경림의 얼굴에 머금었던 미소가 옅어지더니 다시 점장에게 말했다.
“아까 내가 말한 것들 다 포장해 줘요. 나중에 와서 계산할게요.”
“네, 그럴게요.”
점장은 입이 귀에 걸릴 지경이었다.
‘이번 달 목표를 초과 달성했어!’
하경림이 임수아를 끌고 성혜란 일행의 뒤를 따라가자 임수아는 의아해하며 물었다.
“어머님, 지금 뭐 하시는...”
하경림이 그녀를 향해 비밀스럽게 눈을 깜박거렸다.
“조금 있으면 알게 될 거야.”
다른 가게에 들어선 성혜란은 다시 마음을 가다듬고 임현지의 옷을 고르는 데 집중했다.
옷을 다 고르고 점원에게 포장해 달라고 하려는 순간 뒤에서 다시금 벗어날 수 없는 그 목소리가 들렸다.
“저 여사님이 고른 것 다 포장해 줘요.”
성혜란은 화가 난 표정으로 고개를 홱 돌리며 다그쳐 물었다.
“하 여사님, 대체 뭐 하시는 거죠?”
하경림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 웃으며 말했다.
“쯧, 내가 오늘 기분이 안 좋아서 눈에 보이는 것마다 거슬리네요. 특히 여사님께서 친딸은 아랑곳하지도 않으면서 양딸에겐 간이고 쓸개고 다 빼줄 것처럼 행동하는 모습을 차마 못 봐주겠어요.”
그 말을 들은 임현지의 얼굴에 당혹스러운 기색이 스쳤다.
그녀는 성혜란의 곁에 서서 고개를 숙인 채 온몸으로 억울하지만 말하지 않겠다는 분위기를 풍겼다.
성혜란은 참지 못하고 임수아를 홱 노려보며 분명 그녀가 하경림 앞에서 험담을 늘어놓은 거라고 생각했다.
몇 초 후, 성혜란은 다시 하경림을 향해 미소 지으며 말했다.
“내가 어느 딸을 더 아끼든 여사님께서 간섭하실 일은 아니지 않나요?”
하경림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죠. 내가 참견할 일은 아니죠. 하지만 참견은 못해도 그쪽 기분 나쁘게 할 수는 있잖아요.”
“...”
이건 노골적인 저격이었다.
“분명하게 말할게요.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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