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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6화

“현지야, 어때? 마음에 드는 거 있어?” 성혜란이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임현지에게 묻자 임현지는 고개를 가볍게 저었다. “아직은 없어요. 옷들이 다 예뻐서 고르다가 눈이 돌아갈 지경이에요.” “그럼 엄마가 골라줄게.” 성혜란은 말하며 손가락으로 여러 벌의 옷을 가리켰다. “이것, 이것, 이것까지. 아, 그리고 진열대에 있는 두 벌이랑 이 세 벌도 우리 딸 사이즈에 맞는 걸로 포장해 줘요.” 성혜란은 통 크게 여러 벌의 옷을 가리키며 눈도 깜빡이지 않았다. 임현지는 처음엔 깜짝 놀라며 기뻐하다가 곧 성혜란의 손을 살며시 잡아당겼다. “엄마, 너무 많아요. 한두 벌만 사면 돼요.” 성혜란은 전혀 개의치 않는 표정이었다. “뭐가 많아! 여자는 옷이 아무리 많아도 부족해.” “알겠어요. 엄마, 고마워요. 늘 저를 챙겨주시네요.” 임현지는 성혜란의 팔짱을 끼며 애교를 부리듯 그녀에게 얼굴을 비비적거렸다. 성혜란은 그녀의 얼굴을 쓰다듬으며 애정 어린 미소를 지었다. “바보 같긴. 너는 소중한 내 딸인데 네가 아니면 내가 누구한테 잘해주겠어.” 다정한 모녀의 모습이 임수아의 눈엔 그토록 거슬렸다. 일찌감치 너무 신경 쓰지 말자고 다짐은 했었다. 어차피 그 집에서 그녀는 외부인이니까. 그저 자기 인생만 잘 살면 된다고 생각하며 다른 일들은 억지로 밀어붙이지도 바라지도 않았다. 하지만 가끔 어떠한 장면을 보거나 말을 들을 때면 마음이 괴로워지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지금 그녀는 양옆에 드리운 손을 살며시 말아쥐고 있었다. 임수아의 몸이 흠칫 굳으며 고개를 돌려 하경림을 바라보았다. 하경림은 임수아를 향해 싱긋 웃더니 그들을 맞이하던 점장에게 말했다. “방금 성 여사님께서 말한 옷 전부 다 줘요.” “엇...” 점장의 얼굴에 걸린 미소가 살짝 굳어졌고 가게 안에서 수다를 떨고 있던 성혜란과 임현지도 그 말에 깜짝 놀라며 시선을 돌렸다. 문 앞에 서 있는 하경림과 임수아를 보자 성혜란의 표정이 살짝 변했다. 성혜란은 하경림을 향해 미소 지으며 물었다. “하 여사님, 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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