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화
서아진의 말이 길어질수록 주여린의 얼굴은 하얗게 질렸고 화나 가서 부들부들 떨었다. 서아진이 날카로운 눈빛으로 반박할 여지 없이 그동안 당했던 일을 하나하나 짚으며 주여린이 어렵게 유지해 온 이미지를 박살 냈기 때문이다.
앞에 앉은 여자는 주여린의 기억 속에 부드럽고 나약한 서아진과는 아예 달랐다.
“모... 모함하지 마요.”
주여린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날카로운 목소리로 쏘아붙였다. 적잖이 당황하고 화가 난 듯 보였다.
“그거 다 터무니없는 소문이에요. 모함이라고요. 내 작품은 내가 설계한 거예요. 지환이 대회에 투자한 것도 대회의 취지를 응원하기 위해서고요. 설마 지환의 마음을 얻지 못해서 이런 방식으로 복수하는 거 아니죠? 어떻게 사람이 그렇게 독해요?”
주여린의 질책과 모욕에도 서아진은 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내부 회선으로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경비실이죠? 사무실로 좀 와주세요. 흥분한 손님이 있어서요.”
“서아진 씨, 어떻게 감히.”
주여린은 화가 치밀어올라 부들부들 떨며 서아진을 손가락질했다. 입을 열려는데 제복을 입은 경비원 두 명이 안으로 들어와 딱딱한 말투로 말했다.
“이만 나가시죠.”
“이거 놔요. 가면 되잖아요.”
주여린이 경비원의 손을 힘껏 뿌리치며 표독스러운 눈빛으로 서아진을 노려봤다. 정교하게 화장한 얼굴은 분노와 공포에 흉측하게 일그러져 있었다.
“서아진 씨, 기다려요. 지환은 절대 서아진 씨를 믿어주지 않을 거예요. 서아진 씨는 지환에게 그저 대용품일 뿐이에요. 아예 다른 사람인 척하면 지환의 마음을 돌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 거예요? 그런 거라면 꿈 깨요.”
서아진은 주여린이 발악해도 아랑곳하지 않고 모니터를 들여다보며 키보드를 두드렸다.
“이쪽입니다.”
경비원이 다시 앞으로 나섰다. 주여린은 여기 남아있어봤자 체면만 구겨질 거라는 생각이 들어 가방을 챙기고는 초라한 모습으로 사무실에서 나갔다.
사무실은 다시 고요해졌다.
서아진은 타자하던 걸 멈추고 고개를 들어 창밖으로 펼쳐진 파란 하늘을 내다봤다. 의미심장한 눈빛은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