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2장
텅 빈 마당에서 두 사람의 대화 소리는 크지도 작지도 않았다. 김준혁은 마차의 차칸에 기대어 두 사람의 말을 똑똑히 들었다.
두 명의 여직원은 점점 더 흥분해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김준혁은 그 자리에 서서 담배를 낀 손을 살짝 움직였다.
그의 금빛 눈동자가 어두워지더니, 손을 들어 담배를 재떨이에 꺼버렸다. 그는 다리를 들어 마차에서 내려 바로 복도 쪽으로 걸어갔다.
"누가 있어!"
발소리를 듣고 두 명의 직원은 깜짝 놀라 뒤를 돌아보았다. 다가오는 사람이 김준혁임을 확인하자, 두 사람은 더욱 불안해하며 급히 옆에 있던 카트를 밀면서 고개를 숙인 채 김준혁 곁을 서둘러 지나갔다.
김준혁은 두 사람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방금 그녀들이 나눈 말을 떠올렸다. 그 말들을 되짚어 보니, 왠지 마음 한구석이 무언가에 눌린 듯 답답하고 괴로웠다.
그는 이제서야 뒤늦게 생각났다. 그저께 송연서를 병원에 데려다주었을 때, 조태준이 나윤아를 안고 병원에서 나오는 모습을 봤었다.
비록 스쳐 지나가는 한순간이었지만, 지금 다시 떠올려도 분명히 기억이 또렷했다. 조태준의 품에 기대어, 살짝 눈을 감은 나윤아의 모습은 너무 평온해 보였다. 그런 평온한 모습을 그는 한 번도 본 적 없다.
한편, 조태준과 나윤아가 있는 룸 안.
앞에 놓인 중식 요리를 보니, 나윤아는 조태준이 정말로 세심하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녀는 아직 감기가 완전히 낫지 않아 식욕도 별로 없었고, 겨우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정도였지만 딱히 먹고 싶은 마음도 없었다.
가는 내내 조태준은 그녀에게 무엇을 먹고 싶은지 묻지 않고, 바로 이 클럽으로 데려왔다.
들리는데 의하면, 이곳의 주방장 팀은 세계 각국의 요리에 능통하다. 게다가 나윤아 앞에 놓인 중식 요리들이 모두 담백했다.
조태준은 아픈 그녀를 완벽히 배려해 주었다.
나윤아는 문득 조태준에게 그렇게 많은 여자 친구가 있었지만, 왜 아무도 그에 대해 나쁘게 말하지 않는지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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