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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장

  나윤아는 김준혁에게 인사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지금의 그녀는 김준혁을 미워한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전혀 원망이 없는 것도 아니었다.   이제 그를 봐도 모른 척할 수 있을 만큼 자신을 억제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나윤아는 자신이 김준혁에게 충분히 체면을 세워준 거라고 여겼다.   하지만 그녀가 이렇게 생각한다고 해서, 김준혁도 똑같이 생각하는 것은 아니었다.   한 걸음 한 걸음 다가오는 김준혁을 바라보며, 나윤아는 무의식적으로 미간을 찌푸렸다. "김준혁 씨, 이쪽으로 오지 않는 게 좋을 거야. 더 이상 우리의 애증에 관한 소문은 듣고 싶지 않으니까."   말하는 동안 나윤아의 얼굴에는 일말의 웃음기조차 없었다. 심지어 눈동자에 차가움만 번뜩였다.   김준혁은 나윤아의 두 눈동자에 미묘하게 스치는 불쾌감을 발견했다.   나윤아의 눈빛은 김준혁이 억누르고 있던 감정을 한순간에 찢어놓았고, 그 감정은 '쏟아져 내리듯' 한꺼번에 터져 나왔다.   "너, 조태준이랑 사귀는 거야?"   나윤아는 그를 바라보며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 "그게 당신이랑 무슨 상관이지?"   그 말에 김준혁은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그도 그럴 게, 나윤아에게 이렇게 "공격적으로" 대우받은 적은 한 번도 없었으니까.   김준혁은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그 분노 속에는 뭔지 모를 감정이 섞여 있어 마음이 심란하고 심기가 뒤틀렸다.   그때 문득 김다연이 찾아냈던 그림을 떠올라, 김준혁은 나윤아의 차가운 눈동자를 바라보며 얼굴이 굳어졌다. "나윤아, 너 나 많이 좋아했잖아."   나윤아는 잠시 멍해졌다. 자신이 김준혁을 좋아했강대영 마음이 언젠가는 자신을 찌르는 김준혁의 칼날이 될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그 칼날은 자비도 없이 그녀를 쿡쿡 찔러댔다.   '대단하네. 참 대단해!'   나윤아는 김준혁을 보다가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 하지만 그 미소에 온기가 아닌 약간의 조롱이 섞여 있었다. "내가 좋아하는 건 많은데. 김준혁 씨가 뭘 말하려는 건지 모르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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