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9장
나윤아는 아침 일찍 잠에서 깼다. 어젯밤 내리기 시작한 비는 아직도 그치지 않아 창밖은 어둑어둑했다.
발코니 문을 조금 열었더니 바람이 들어오며 뼛속까지 스며드는 추위를 안겨 주었다.
오늘은 서울 북부의 땅을 경매하는 날이다. 나윤아는 이 땅을 위해 지난 두 달 동안 많은 준비를 해왔기에 오늘 반드시 손에 넣을 생각이었다.
다행히 어젯밤 푹 자고 일어난 덕분에, 오늘 아침에는 감기도 거의 다 나았다.
나윤아는 시간을 들여 정성스럽게 화장을 하고, 긴 치마와 셔츠를 입은 뒤, 그 위에 베이지색 트렌치코트를 걸쳤다. 마지막으로 족히 10센티미터나 되는 하이힐을 신었다.
강하윤도 오늘은 치마를 입었다. 두 사람이 하이힐을 신고 입장하자, 강렬한 아우라에 많은 이들의 시선을 끌었다.
유도현은 오늘 구경하러 왔다. 나윤아가 이 땅에 관심이 있다는 소식을 들은 후로, 그는 줄곧 오늘을 기대해 왔다.
나윤아가 김준혁에게 품은 원한의 정도를 생각하면, 김준혁의 절친 중 한 명으로서 온지환이 아무것도 하지 않는 건 말이 안 됐다.
하지만 나윤아가 입장하는 모습을 본 유도현은 잠시 멍해졌다.
나윤아의 이런 모습을 처음 보는 것은 아니었지만, 지금의 그녀는 행동 하나로도 분위기를 장악하는 능력이 있었다.
"쯧, 나윤아 오늘, 살기가 좀 심한데!"
유도현은 저도 모르게 숨을 들이켜더니, 옆에 있는 온지환을 고소하다는 듯이 바라보았다.
온지환은 그저 웃기만 할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나윤아를 바라보는 그의 표정은 마치 그녀를 꿰뚫을 것만 같았다.
경매에 참여하는 회사들이 모두 도착하자, 오전 10시에 경매가 정식으로 시작되었다.
서울 북쪽의 이 땅은 노른자 땅이라, 경매가 시작하자마자 가격이 1400억이나 올랐다.
경매가는 계속해서 오르고 있었지만, 나윤아와 그녀 옆에 있는 비서는 전혀 입을 열 생각이 없었다.
물론, 온지환 역시 입찰할 생각이 없어 보였다.
유도현은 온지환을 오래 알아 왔기에, 그의 스타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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