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1장
나윤아의 입에서 '이준영'이라는 이름이 튀어나온 순간, 김다연은 심장이 불쑥 솟구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녀는 김민덕의 표정을 바라볼 용기조차 없었다.
김준혁은 아직 일이 끝나지 않아 집에 돌아오지 않았고, 이수영은 자신이 저지른 일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었다. 김다연은 당장 누구에게 도움을 청해야 할지 몰랐다.
나윤아의 입가엔 조소 섞인 미소가 번졌고, 그녀는 창백해진 김다연을 담담하게 바라보았다.
식탁은 순식간에 기묘한 정적에 잠겼다. 마침 하인이 전채 요리를 들고 들어왔다. 프렌치 스타일로 구운 푸아그라 위에 마늘 바질 소스를 곁들인 요리가 식탁 위에 놓였다.
구운 푸아그라에서 기름진 향이 퍼져나왔다. 김다연은 하루 종일 아무것도 먹지 못했음에도 전혀 식욕을 느끼지 못했다.
오랜 세월 김가그룹을 이끌어온 김민덕은, 이번 온라인 비방 사건의 배후가 김다연이라는 사실을 이미 짐작하고 있었다.
그는 김다연이 늘 일을 복잡하게 만든다는 점에 화가 났지만, 나윤아 앞에서 김씨 가문의 체면을 구기고 싶지는 않았다.
"윤아 양이 이미 배후를 밝혀냈다니, 마음껏 처리하게. 그게 다연이 친구라 해도 신경 쓸 필요 없어." 김민덕이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보아하니 회장님은 별로 성의가 없으신 것 같네요. 그럼 이 식사도 더는 이어갈 이유가 없겠어요." 나윤아는 접시를 앞으로 밀고, 냅킨을 식탁 위에 툭 던졌다.
자리에서 일어난 그녀는 얼굴이 굳은 김민덕을 향해 냉소적인 어조로 말했다. "이준영은 그저 껍데기뿐인 회사 사장일 뿐이에요. 머리가 있는 사람이라면, 그가 먼저 나 씨 그룹을 건드릴 리 없다는 걸 알겠죠."
그 말은, 이준영의 뒤에 있는 김다연을 절대 용서하지 않겠다는 의미였다.
"잠깐만, 윤아 양." 김민덕이 급히 그녀를 붙잡았다. 김다연은 포기해도 상관없었지만, 김씨 가문은 포기할 수 없었다. 그는 김다연을 노려보며 말했다. "김다연, 뭘 멍하니 있어? 윤아 양에게 어서 사과드려!"
"윤아 씨, 이 모든 건 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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