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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장

  진정한 서나은이 말했다. "그런 이유도 있었어."   사실 나윤아가 힘들어할까봐, 그녀는 주로 이런 이유 때문에 말하고 싶었다.   나윤아는 두 사람을 바라보며 미소를 짓고 말했다. "그러면 나의 실패한 결혼 생활이 너희에게 조금이나마 교훈이 되었다는 말이군."   한나는 손을 들어 나윤아의 어깨를 한 번 두드렸다. "그래! 내가 알게 되었어, 짝사랑은 아무 가치도 없어."   어릴 때부터 좋은 친구였던 만큼, 그녀는 매우 철저하게 보충해주었다.   "한나야, 그만 좀 해. 너 나한테 맞고 싶어?"   한나는 나윤아를 힐끗 봤다. 그 순간 그녀는 겁을 먹었다. "나는 아무 말도 안 했어."   잡담하는 순간 조금 떨어진 곳에서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다. 정장을 입은 조태준이 나와서 그의 비서와 함께 걸어왔다. 한눈에 보면, 정말로 사회의 엘리트인 것 같았다. 차가운 얼굴과 더욱 차가운 눈, 그리고 금욕적인 느낌까지도 조금씩 느껴졌다.   나윤아는 눈을 들어 그 깊은 눈동자를 마주쳤다.   조태준은 마치 그녀가 거기에 있는 것을 오래 전부터 알고 있었던 것처럼, 엘리베이터에서 나와서 그녀의 얼굴에 눈길을 던졌다.   나윤아는 조금 당황했고, 아직 정신 차리기 전에 한나가 손을 흔들었다. "조태준 씨!"   방금 정신을 차리자 남자가 다가왔다. "우연히 세 분이 함께 있었네요."   한나는 헤실헤실 웃었다. "아니에요, 윤아가 태준 씨를 기다리고 있었어요. 태준 씨랑 얘기할 일이 있다고 했으니까 저랑 나은이는 먼저 가볼게요."   그렇게 말하며, 그녀는 서나은을 잡아 일어났다. 그리고 떠나기 전에 나윤아에게 눈짓을 해주었다.   "저를 기다리고 있었다고요?"   남자의 가벼운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나윤아는 옆에 있는 가방을 집어들고 일어서더니, 조태준을 힐끗 바라보며 말했다: "한 가지 부탁이 있는데, 태준 씨께서 도와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녀를 바라보는 조태준의 갈색 눈 속에서는 고리 모양의 물결이 번져 나오는 것 같았다. "윤아 씨, 함께 야식을 먹을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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