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9장
나윤아는 손을 들어 관자놀이를 문질렀다. "내가 분을 삼키지 못한 일은 수없이 많아요. 설마 태준 씨가 그걸 하나하나 대신 갚아줄 거예요?"
"네."
조태준은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했다. 그를 바라보던 나윤아의 가슴은 갑자기 떨렸다.
그녀는 어릴 때부터 한 번도 남에게 괴롭힘을 당한 적이 없었다. 괴롭힘이라면 오히려 한나가 더 많이 당했다.
한나는 겉보기에는 시끄럽고 당당해 보이지만, 어렸을 때는 정말 겁이 많았다. 중학교 때는 남에게 삥을 뜯겨도 그저 울기만 했고, 선생님께 일러바칠 줄도 몰랐다.
그때 나윤아는 김지호와 최시웅을 데리고 가서 그 두 선배의 길을 막고, 말도 없이 두들겨 패서 얼굴이 멍투성이가 되게 만들었다. 심지어 부모님을 학교에 불렀는데도 당당하게 굴었다.
하지만 그랬던 나윤아는 김준혁과 결혼한 후에 매일 참고 또 참았다. 심지어 이혼한 지금도 여전히 참고 있다.
나윤아 주변 사람들은 모두 그녀를 위해 복수해 주고 싶어 했지만, 그녀가 그동안 겪은 억울한 일은 너무 많아서 한두 번만으로 되갚아 줄 수 없다.
나윤아는 조태준이 장난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는 이미 그녀가 떠난 호텔 입구에 차를 세웠다.
차를 세운 조태준은 고개를 살짝 돌려 그녀를 한 번 바라봤다. "도착했어요."
나윤아는 차 안에 앉아 좀처럼 반응하지 못했다.
조태준은 그녀에게 반응할 시간도 주지 않고 빙 돌아 차 문을 열어 주었다. "도착했어요."
나윤아는 안전벨트를 풀고는 살짝 눈살을 찡그리며 말했다. "태준 씨..."
조태준은 손을 뻗어 그녀를 차에서 바로 끌어 내리며 말했다. "무서울 거 뭐 있어요? 내가 같이 있잖아요."
그는 말하면서 나윤아를 데리고 곧장 호텔 안으로 들어갔다.
키가 크고 다리가 긴 조태준을 따라잡으려고 나윤아는 서둘러야만 했다.
조태준은 나윤아를 데리고 프런트 데스크까지 가서야 비로소 걸음을 멈췄다. "송연희 씨와 송연서 씨를 찾고 있는데, 어느 방에 있는지 확인해 주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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