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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장

  김준혁은 문기현의 조사 결과가 도저히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날 밤 누군가 자신에게 약을 탔고, 의식이 흐릿해진 상태에서 그녀에게 이유를 물었다.   그는 그녀가 좋아하니까 갖고 싶다고 말했던 것을 분명히 기억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 조사 결과에 따르면, 그날 밤 호텔의 CCTV는 고장이었고, 목격자 진술에 의하면 나윤아 역시 약물에 당한 상태였다고 한다.   만약 이게 사실이라면, 지난 3년 동안 나윤아는 왜 단 한마디의 해명도 하지 않았던 걸까?   우습군!   김준혁의 얼굴이 마치 폭풍우가 몰아치기 직전의 하늘처럼 어두워졌다.   그리곤 내선 전화를 눌렀다. "들어와!"   말을 마친 뒤, 그는 전화를 끊었다.   수화기를 든 문기현의 얼굴빛이 약간 변했다.   김준혁이 분명히 화를 크게 낼 거라는 걸 그는 알고 있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그는 그의 비서니까.   조심스레 숨을 들이쉰 문기현은 자리에서 일어나 김준혁의 사무실로 향했다.   "회장님."   "이 조사 결과, 나랑 장난하는 거야, 문 비서?"   문기현은 고개를 들어 사무용 의자에 앉아 있는 김준혁을 바라보았다. 그는 어두운 표정을 지은 채, 차갑고 매서운 시선으로 문기현을 짓눌렀다. 그 시선에 문기현은 숨이 턱 막히는 듯했다.   "회장님, 이 결과는 제가 직접 조사했습니다."   결과를 봤을 때 그도 믿을 수 없어, 다시 호텔로 가 과거의 소위 목격자를 직접 만났다.   목격자는 웨이터였고, 나윤아가 그날 입었던 드레스까지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그는 말했다. 나윤아가 너무 아름다워서, 파티 내내 몇 번이나 그녀를 다시 쳐다봤다고.   약을 탄 건 남자였다. 하지만 그 남자의 정체는 목격자도 몰랐다. 낯선 얼굴이었고, 약을 탄 후 그는 다시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리고 그날 밤 김준혁에게 약을 먹인 사람 역시 나윤아가 아니라, 그녀에게 약을 먹인 바로 그 남자였다.   만약 이 모든 게 나윤아의 짓이라면, 그녀는 그렇게까지 잔인할 필요는 없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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