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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화

육지헌은 서울로 돌아와 미림 그룹을 새로운 정점으로 이끌었지만 자신은 홀로 섬이 되었다. 매일 밤 그는 사무실의 통유리 앞에 서서 도시의 불빛을 내려다보았다. 손에는 언제나 오래된 휴대폰이 쥐고 있었고 화면에는 강태리가 웨딩드레스를 입은 사진이 담겨 있었다. 그때 그녀의 눈은 별빛으로 가득 찬 듯 반짝반짝 빛나며 그를 진심으로 신뢰하고 있었다. “강태리...” 그는 뼛속 깊이 새겨진 그 이름을 낮게 불렀다. 그의 목소리는 텅 빈 사무실에 부질없이 흩어졌다. 그는 자주 꿈을 꾸기 시작했다. 꿈속에서는 언제나 그가 의도적으로 잊었던 장면들이 반복되었다. 강태리가 서명할 때 떨리던 손, 장례식장에서 무너져 흐느끼던 울음소리, 수술실 앞에서 이마가 보라색이 되도록 머리를 조아리던 모습... 가장 고통스러운 것은 그 비 오는 밤의 꿈이었다. 꿈속에서 그는 언제나 그녀의 눈빛을 선명하게 볼 수 있었다. 증오가 아닌 완전히 타버린 재와 같은 절망이었다. “강태리 나 후회해...” 꿈에서 깨어날 때마다 그는 텅 빈 방을 향해 중얼거렸다. 그는 그녀에 대한 모든 소식을 수집하기 시작했다. 그녀가 학문적으로 큰 발전을 이루었다고 했고, 국제적인 상을 받았다고 했다. 그리고... 마침내 김도운을 받아들였다는 소식도 들려왔다. 최민우가 몰래 찍은 사진을 그의 책상 위에 올려놓았을 때 그는 종일 그 사진을 바라보았다. 사진 속 강태리는 여자아이를 안고 있었는데 눈가에는 그가 결코 본 적 없는 부드러움이 어려 있었다. “그 아이 눈이... 너를 닮았어.” 그는 사진 속 아이의 얼굴을 부드럽게 쓸어내렸다. 심장이 보이지 않는 손에 꽉 쥐어진 듯 숨이 막힐 정도로 고통스러웠다. 그날 밤 그는 강태리가 떠난 이후 아무도 손대지 않은 아기방에 처음으로 발을 들였다. 그곳은 마치 시간이 멈춘 것 같았다. 작고 어린 옷들이 가지런히 개어져 있었고 장난감들은 포장도 뜯지 않은 채 그대로였다. 그는 차가운 바닥에 주저앉아 부드러운 아기 옷들에 얼굴을 묻고 어깨를 격렬하게 떨었다. “미안해... 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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