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화
동굴 입구의 뚜껑이 천천히 열리자, 조옥정은 나를 부축해 재빨리 밖으로 나온 다음 자신의 긴 머리카락 한 올을 뽑아 동굴 안으로 던졌다.
그러자 동굴 안이 순식간에 새까맣게 변하더니 뚜껑이 닫혀버렸다.
내가 고개를 돌려봤을 때는 동굴 입구가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흔적도 없이 사라진 뒤였다.
나는 업고 있던 조국철을 2층 홀에 있는 소파 위에 눕혔다.
그러자 조옥정은 검은색 환약 하나를 꺼내더니 내게 건네며 그에게 먹이라고 했다.
“아저씨의 상태가 어때?”
나는 다급하게 물었다.
‘일이 꼬여도 너무 꼬이네. 눈알도 보관하지 못했는데 대체 이 무슨 날벼락인지.’
조국철에게 무슨 일이 생긴다면 죄책감이 들 것 같았다.
“정신을 잃었을 뿐이니 사흘 안에는 안 죽어요.”
조옥정이 단호하게 답했다.
“그렇다면 사흘 후에는?”
“혹시 안 구하면 안 되나요?”
조옥정은 잠시 망설이다가 아주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안 돼. 반드시 살려야 해.”
사실 살려야 할 이유를 명확히 설명할 수 없었으나 나는 조국철과 특별한 인연이 있다고 생각했다.
물론 그 인연이란 것이 단지 황영수 때문만은 아니고.
조옥정은 무언가를 숨기고 있는 듯 한참을 침묵했다.
“아저씨 구할 방도를 당신은 알고 있지?”
조옥정의 표정을 보고 나는 알아챘다.
그녀가 조국철을 살릴 방법을 이미 알고 있으나 그 방법이 쉽지 않기에 이렇게 머뭇거리고 있다는 것을.
“찌지직... 찌지직...”
조옥정이 답하기도 전에 갑자기 신호를 전달하는 듯한 지직거리는 소리가 내 귀에서 들렸다.
“큰일 났어요!”
조옥정이 말하면서 쏜살같이 아래층으로 뛰어 내려가자, 나도 황급히 그녀의 뒤를 따랐다.
그녀는 곧장 뒤뜰로 달려가더니 조금 전 동굴 자리 쪽을 뚫어지게 쳐다보며 소리쳤다.
“당신 중지의 피가 필요해요!”
이에 깜짝 놀란 내가 조금 전 물어뜯었던 중지를 내밀었다.
그러자 조옥정은 여전히 피 나고 있던 내 중지를 자신의 입으로 가져가더니 한 모금 빨아들인 후, 바로 동굴 자리 쪽에 뿜어버렸다.
조옥정의 행동이 평소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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