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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화

“알겠습니다, 스승님.” 짐 바구니를 지고 있던 룡이는 얼른 바구니를 내려놓고, 그 안에서 문방사우를 능숙하게 꺼냈다. 그는 마치 이 과정을 수없이 반복해온 사람처럼 침착했고, 조금도 번거로워하는 기색이 없었다. 그 문방사우는 일반적인 붓, 종이, 먹, 벼루가 아니었다. 붓은 수탉 깃으로 만든 닭깃털 붓이었고, 종이는 뽕나무로 만든 누런 종이였다. 먹은 수컷 검은 개의 피로 만든 먹이었고, 벼루는 진양의 청석으로 만든 벼루였다. 광한거사는 룡이가 갈아놓은 먹을 붓에 적시더니, 번개가 스치는 듯한 속도로 누런 종이 위에 꼬불꼬불한 부적을 그려냈다. 나는 부적에 뭐라고 적혀 있는지 살펴보려 했지만, 황영수가 가르쳐준 것과 전혀 달랐고 한 글자도 알아볼 수 없었다. 그는 이렇게 순식간에 백 장이 넘는 부적을 써 내려가더니, 숨을 조금 고르며 그것을 룡이에게 건넸다. “집 안에서 기운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이 진요부를 붙여라. 한 군데도 빼먹으면 안 된다.” “예, 스승님!” 룡이는 익숙한 듯 바로 뛰어나가, 문과 창문에 부적을 빼곡하게 붙였고, 심지어 하수관 입구까지 빠짐없이 붙였다. “오늘 밤엔 저랑 함께 있어야 해요. 어르신 목숨을 지킬 수 있을지 없을지는 어르신 복에 달렸어요.” 백 장이 넘는 부적을 모두 쓰고 난 광한거사는 기운이 조금 빠져 보였지만, 그래도 조국철을 직접 돌볼 생각인 듯했다. “그럼 나는요?” 광한거사가 나에게 아무것도 시키지 않자, 나는 다급해져서 앞으로 다가갔다. 광한거사는 나를 한번 보고 차갑게 말했다. “너는 옆방에 가서 잠깐 자. 내가 부르기 전에는 절대 나오지 말고.” ‘나는 이것만 한다고?’ 순간 마음속에서 억울함이 치밀었다. 예전에 황영수와 함께 있을 때도 그는 늘 나를 집에 숨겨두기만 했다. 그렇게 오래 도법을 배웠는데, 이번에도 아무 역할을 못 한다니 마음이 편치 않았다. 하지만 광한거사는 이어서 설명했다. “너를 방으로 돌려보내는 건, 네가 그 방을 지키라는 뜻이다. 혹시라도 무언가가 네 방으로 스며들면 우리가 상대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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