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0화
음산한 바람이 불어오면서 조옥정의 아름다운 모습이 내 곁에 나타났다.
그녀는 관 속의 염태곤을 바라보며 미간을 찌푸리고 엄숙한 표정을 지었다.
“이 어르신은 수명이 다해서 돌아가신 게 아니야. 수명을 다해 돌아가셨다면 이런 모습일 리가 없어.”
나는 담담하게 말했다.
보통 사람이 수명을 다해서 죽었다면 얼굴에 고통스러운 흔적이 남을 수 있지만 몸은 절대 지금의 염태곤처럼 부드럽지 못할 것이다. 사후 3시간 안에 경직될 것이고 하루이틀 동안 점차 굳어지는 게 정상이다.
염효남 말로는 염태곤이 어제 돌아가셨다고 했다.
그렇다면 이미 경직된 상태여야 하는데 왜 이렇게 부드러울 수가 있을까?
“효남 씨, 어르신께서 정말 돌아가셨어요? 병원에 가서 다시 검사해 보시는 게 어떨까요?”
나는 조심스럽게 옆에 있는 염효남에게 물었다.
나는 음기를 보는 데는 능하지만 질병은 내 영역이 아니었다.
그러나 염효남은 내 말을 듣고 화가 난 눈빛으로 나를 노려보았다.
“이놈이 무슨 헛소리야? 아버지가 살아계셨다면 네놈이 말하지 않아도 벌써 병원에 계셨겠지!”
“누가 들여보냈어? 어서 나가지 못해?!”
염효남의 부모도 내 말에 버럭 화를 내며 호통쳤다.
그들의 반응을 보면 염태곤의 죽음을 이미 받아들인 듯했다.
그를 다시 병원으로 데려가는 건 망자를 괴롭히는 것과 다를 바가 없었다.
그러나 나는 염태곤의 수상한 안색을 보고 어쩔 수 없이 다시 말하였다.
“어르신께서 아직 살아계신 것 같아서 말씀드린 겁니다. 빨리 병원에 모시고 가보세요.”
염효남의 부모는 내 말에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올랐다.
“효남아, 어디서 이런 친구를 데려온 거야? 당장 내보내!”
최미애가 화가 나서 소리쳤지만 염효남은 고개를 숙이고 염태곤을 한참 동안 묵묵히 바라보았다.
그러다가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황원태라고 하는데 혼담을 꺼내기 위해 찾아온 거야.”
“혼담?”
이 두 글자에 염효남의 부모는 더욱 화가 났다.
“효남의 할아버지가 돌아가시자마자 혼담을 꺼내러 오다니. 너 같은 인간이 어디 있어?”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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