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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화

“괜찮아, 내가 있잖아. 내가 널 지켜줄게.” 나는 염효남의 작은 손을 살짝 쥐었다. 그런 다음, 옆에 있는 조옥정을 바라보았다. 조옥정은 난감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다가 말을 건넸다. “괜찮아요. 저도 있으니까 제가 당신을 지켜줄게요.” 좋아, 남이 내 도움을 받았다면 나도 남의 도움을 받지, 뭐. 이래야 서로 빚지는 거 없으니까. “양 회장님, 집에 계세요?” 나는 염효남의 손을 잡고 조심스럽게 양씨 가문 대문 앞까지 다가가 가볍게 두드렸다. 하지만 집 안에서는 아무런 인기척도 들리지 않았는데 집 전체가 숨 막힐 듯 고요했다. “양 회장님! 사모님!” 아무 대답이 없자, 나는 몇 번 더 크게 불러보았다. 그때, 염효남이 갑자기 옆에서 내 어깨를 톡톡 쳤다. “바보야. 우리 휴대폰 있잖아. 양 회장님께 전화해 봐.” “아, 맞네.” 염효남의 말 한마디에, 나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나와 염효남은 하늘시에 오기 전 일찌감치 편의를 위해 함께 휴대폰을 개통했었다. 게다가 양씨 가문에 오자마자 바로 양천생의 번호를 받아두기까지 했다. 만약 염효남이 아니었다면 나는 휴대폰이 있다는 것도 깜빡할 뻔했다. “어디 보자, 양 회장님의 번호가... 여기 있네. 그리고 통화 버튼을 누르면...” 나는 스마트폰을 손에 들었다. 이런 첨단 기기를 다뤄본 적이 없어 마치 노인처럼 서툴기만 했다. 다행히 염효남이 못 참겠다는 듯, 나 대신 양천생에게 전화를 걸어주었다. 띠띠띠. 전화가 연결되자, 2층 어딘가에서 크고 또렷한 벨 소리가 울려 퍼졌다. “어라? 양 회장님, 벌써 주무시는 건가?” 나는 고개를 들어 2층을 올려다보았다. 한밤중 조용한 시각, 양천생의 휴대폰 벨 소리가 밤하늘에 울려 퍼지며 묘하게 섬뜩한 느낌을 주었다. 그러나 아무리 전화를 걸어도, 양천생은 듣지 못한 듯 방 안에서 휴대폰만 요란히 울리고 있었다. “설마 진짜로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염효남의 안색이 순식간에 긴장으로 굳어버렸다. 이런 일은 아무리 많이 겪어도, 그녀 마음속 공포를 덜어주진 못했다.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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