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0화
임서희는 몸을 일으켜 현관문을 열었다.
문밖에는 허준혁이 서 있었다. 그의 손에는 정성스럽게 포장된 장난감 상자가 들려 있었고, 눈빛은 언제나처럼 온화했다.
“아이가 생겼다길래, 혹시 도움이 필요할까 해서 들렀어.”
임서희가 옅은 미소를 지었다.
“고마워요. 들어오세요.”
그녀는 그를 집 안으로 안내했다. 허준혁은 자연스럽게 임성채 앞으로 다가가 눈높이를 맞추며 장난감을 건넸다.
“성채야, 우리 전에 봤었지? 기억하니? 삼촌이 선물 사 왔는데, 마음에 드는지 한번 볼까?”
그가 상자를 열어 보이자, 정교한 조립이 필요한 두뇌 발달용 블록 장난감이 모습을 드러냈다. 임성채의 눈이 호기심으로 반짝였다. 잠시 후, 세 사람은 거실 바닥에 둘러앉아 함께 블록을 맞추며 시간을 보냈다.
집 안을 감도는 공기는 평온하고 따뜻했다. 그러나 이 평화로운 장면은, 현관에 놓인 택배 상자 속에 숨겨진 초소형 카메라를 통해 다른 곳으로 전송되고 있었다.
호렌그룹 회장실 내 휴게실.
대형 스크린에 송출되는 화면을 바라보며, 박도운은 넓은 가죽 소파에 홀로 앉아 있었다. 손에 든 레드와인은 입도 대지 않은 채였다.
그때, 정적을 깨고 전화벨이 울렸다.
“병원 쪽 확인 결과가 나왔습니다. 도련님의 우울증 진단서... 가짜였습니다.”
박도운의 손에 들린 와인잔이 거칠게 흔들렸다. 그 진단서를 가져온 건 류가희였다. 그렇다면 그녀가 조작했다는 뜻이었다.
하지만 그는 더 깊이 파고들지 않았다. 설령 류가희가 조작했다 한들, 그건 박이윤의 상태를 임서희가 심각하게 받아들이길 바라서 벌인 일일 터였다. 임서희처럼, 자기 친아들을 저렇게 내버려두는 비정한 태도와는 다르다는 생각뿐이었다.
그는 전화를 끊고 다시 차가운 눈으로 스크린을 응시했다. 화면 속 허준혁과 임서희는 바닥에 나란히 앉아 임성채를 살뜰히 챙기고 있었다. 허준혁이 자연스럽게 손수건을 꺼내 임서희의 입가에 묻은 주스를 닦아주었다.
마치 완벽한 한 가족 같았다.
세 사람은 너무나 다정하고 평온해 보였다. 반면, 그 모습을 지켜보는 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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