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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화

“임서희, 너...” 박도운의 목소리가 한껏 떨렸다. 임서희는 엄청난 고통을 참으며 힘없이 입을 열었다. “걱정하지 말아요. 내일 시간 맞춰 법원에 갈 거니까.” “그래.” 그녀의 등에 있는 상처를 보고 저도 모르게 가슴이 아팠다. 목이 멘 그가 손에 들고 있던 이혼 합의서를 꺼내 들었다. “네가 이렇게 열심히 하는데 나도 보상을 해줘야지. 할아버지가 준비한 이혼 합의서는 무효야. 여기에 서명해.” 임서희는 이혼 합의서를 힐끗 쳐다보았다. 재산 분할을 포기하고 아들의 양육권과 면접교섭권을 포기하고 아들과 모든 인연을 끊겠다는 조항이 적혀 있었다. 그녀는 두말없이 합의서를 받아 힘겹게 팔을 들어 자신의 이름을 썼다. 서명을 마치고 나니 3년 동안 가슴을 짓눌렀던 큰 돌이 순식간에 부서져 가벼운 가루가 되어 날아간 것 같았다. 가슴이 찢어질 정도로 울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왠지 모르게 홀가분한 기분이 들었다. 홀대를 받던 결혼 생활을 포기하고 가치가 없는 사랑을 포기하고 정이 없는 가정을 포기하는 게 가슴이 아프기는 하지만 한편으로 자유로워진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임서희는 창백한 얼굴을 들고 힘없이 입을 열었다. “이젠 도운 씨 차례예요.” 박도운은 침대 머리맡에 있는 은행 카드를 쳐다보며 차갑게 말했다. “맨몸으로 나가라는 건 우리 박씨 가문의 물건을 하나도 가져가지 말라는 소리야.” 그의 말에 임서희는 헛웃음이 나왔다. “당신 말이 맞아요. 하마터면 이 일을 깜빡했네요.” 그녀는 어렵게 침대 곁으로 기어가 박충수가 준 은행 카드를 잡아 박도운의 손에 쥐여주었다. “할아버지가 주신 거예요. 내가 받지 않으면 할아버지의 마음이 편치 않을 것 같아서 일단 받았어요. 처음부터 당신한테 돌려줄 생각이었어요. 이젠 나한테 박씨 가문의 물건은 하나도 없어요.” “만족해요? 얼른 사인해요.” 카드를 움켜쥐고 있던 박도운의 손에 힘이 들어갔고 그가 의미심장한 웃음을 지었다. “만족해.” 합의서에 사인을 하고 박도운은 차갑게 입을 열었다. “내일 오전 9시 법원에서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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