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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화

국가첨단연구센터 입구. 임서희는 온몸에 흙먼지와 재를 뒤집어쓴 채 비틀거리며 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얼굴 인식 시스템조차 그녀의 신원을 읽어내지 못해 경고음이 몇 차례나 요란하게 울렸다. 잠시 후, 마중 나와 있던 허준혁이 그녀를 발견하자 눈이 단번에 커졌다. “서희야...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임서희는 갈라진 입술을 천천히 움직이며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별일 아니에요. 야외 실험장에서... 폭발이 조금 있었을 뿐이에요.” 말을 끝내기도 전에 몸이 휘청였고 그녀는 힘겹게 내부로 발걸음을 옮겼다. 센터 안쪽은 수백억 원대 정밀 장비로 가득했고 이곳에서 근무하는 이들 대부분은 포닥 연구원이나 조교수급 이상의 ‘3급 연구 교수진’이었다. 그러나 그들은 임서희를 보자 일제히 허리를 숙였다. “임 수석님!” “고생 많으셨습니다. 바로 수술실로 안내하겠습니다.” 임서희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인 뒤, 내부 가장 깊숙한 곳에 있는 수술대 위로 조용히 몸을 눕혔다. 수술 등이 켜지며 강렬한 빛이 얼굴 위에 내려앉자, 그녀는 조용히 눈을 감았다. 그리고 머릿속에서 오래 밀폐되어 있던 기억들이 필름처럼 하나씩 흘러가기 시작했다. “아빠, 그 아줌마는 신경 쓰지 말고 가희 엄마부터 구해요!” “류가희부터 풀어줘!” 한때는 자신의 전부라고 믿었던 사람들이었지만 결국 가장 의미 없는 조각들로 흩어져 버렸다. ‘그래도... 이제는 모든 아픔을 끝낼 수 있게 됐어.’ 차갑게 스며드는 마취액이 혈관을 타고 번져갈 때, 그녀의 눈가를 두 줄의 눈물이 천천히 적셨다. 곧 임서희는 아주 깊고 긴 꿈속으로 빠져들었다. 기억의 강 양쪽으로 사람들이 줄지어 서 있었다. 어린 시절 보육원 친구들, 입양한 지 이틀 만에 그녀를 되돌려보낸 첫 번째 양부모, 잠깐 품었다가 다시 버려버린 두 번째 양부모, 그리고 마지막으로 여덟 번째 양부모까지... 처음엔 따뜻하다고 믿었던 얼굴들이었지만 어느 날 돌연 그녀를 인신매매범에게 넘기던 그 순간까지도 또렷했다. ‘프릭쇼... 박도운... 박충수... 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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