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2화
단단한 돌멩이가 임서희의 심장 부위를 향해 날아와 꽂혔다.
펜싱 마스크 뒤에서 그녀의 동공이 순식간에 수축했고 슈퍼칩도 다급하게 경고했다.
[위험 감지! 즉각 회피!]
차갑고 기계적인 지시가 전신의 신경을 타고 번져갔지만 그녀의 몸은 오래된 근육 기억에 붙들린 듯 굳어 더는 움직이지 않았다.
결국 돌멩이는 정확하게 가슴 중앙에 박혔다.
두꺼운 펜싱복을 사이에 두고도 살을 파고드는 통증이 가슴을 타고 흩어졌다.
...
같은 시각, 도하시 국가첨단연구센터 연구소.
연결된 슈퍼칩 데이터가 모니터 위에서 격렬하게 요동쳤다.
수치가 폭주하듯 치솟았다가 붕괴했고 붉은 경고창이 연달아 화면을 뒤덮었다.
컴퓨터 앞에 서 있던 교수진들의 얼굴이 일제히 새하얗게 질렸다.
“허 교수님! 슈퍼칩이 다운됐습니다!”
또 다른 교수가 환멸을 느끼는 목소리로 외쳤다.
“임 수석님 생체 신호가 불안정합니다! 지금 당장 회수하지 않으면 위험합니다!”
허준혁의 숨이 거칠게 들이쉬었다.
그의 얼굴에 공포가 번졌다. 외투를 움켜쥐고 연구실 문을 밀치듯 빠져나갔다.
“제가 바로 가겠습니다! 여기선 데이터 계속 감시하세요! 변동 생기면 즉시 연락하시고요!”
말을 남기고 연구소를 뛰쳐나간 그는 차 문을 세게 닫고 곧바로 시동을 걸었다.
엔진이 울부짖듯 켜지자, 차량은 경기장 방향으로 미친 속도로 달려갔다.
...
경기장 휴식실.
임서희의 몸이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무너져 내렸다.
한쪽 무릎이 차가운 바닥에 닿았고 한 손으로는 심장을 쥐어짜는 듯한 통증을 억누르며 다른 손으로는 바닥을 짚었지만 손끝까지 경련이 번져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슈퍼칩이 통제를 잃었어. 지금 여기서 멈추면 안 돼... 연구소로... 돌아가야...’
몸을 일으키려 했으나 시야가 잉크 번지듯 까맣게 어두워졌다.
그때 날카로운 목소리가 귀를 때렸다.
“아직도 연기하시는 거예요?”
류가희가 박이윤의 손을 잡아끌고 쓰러진 임서희를 가리켰다.
입꼬리가 비뚤게 올라가 있었다.
“잘 봐, 이윤아. 아까 엄마를 공격할 때 그렇게 팔팔하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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