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2화
임서희는 발끝을 들고 그와 눈을 마주쳤다. 그러자 박도운은 겁도 없이 들이대는 그녀를 지그시 쳐다보았다.
주근깨로 덮인 얼굴, 목 옆에 새긴 문신...
아무리 봐도 좋아할 수 없는 여자였지만 익숙한 향기가 코끝에 맴돌면서 마음을 간지럽혔다.
그는 차갑게 웃으면서 말했다.
“이신영 씨, 내가 우스워 보여?”
말을 마친 그는 임서희를 거칠게 떼어냈다.
“박 대표님, 제가 못생겨서 싫으신 건가요?”
그녀는 미간을 찌푸리고 있는 박도운을 쳐다보면서 울상을 지었다.
“얼굴은 이래도 몸매는 좋거든요. 허 교수님이 제 몸매가 아주 예쁘다고 했어요. 한번 보실래요?”
임서희는 말하면서 잠옷 단추를 천천히 풀었다. 세 번째 단추까지 풀었을 때 박도운은 안색이 급격히 어두워졌다.
“이렇게 뻔뻔스러운 여자인 줄 몰랐어.”
말을 마친 박도운은 재빨리 문을 열고 나갔다. 고요한 방 안에 홀로 남겨진 임서희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녀는 허준혁이 종이접기로 만든 새를 펼치고는 안에 숨겨진 코드를 번역했다. 단 몇 초 만에 코드의 내용을 알아냈다.
[서희야, 연구소 핵심 데이터를 다른 곳에 옮기고 있어. 다섯 날 정도 걸릴 것 같아.]
이것은 비상사태를 대비한 계획이었다. 박도운이 연구센터를 인수하더라도 핵심 데이터가 없으면 연구센터는 빈 껍데기일 뿐이다.
다행히 핵심 연구 데이터를 옮길 기회가 찾아왔다.
임서희는 종이접기로 만든 새를 불에 태웠다.
‘다섯 날만 버티면 아무도 모르는 곳에 데이터를 옮길 수 있어. 그때가 되면 이곳에서 인질 노릇을 하지 않아도 되겠지. 영원한 승자는 없어. 박도운, 이번에는 네가 패배하게 될 거야.’
다음 날 아침, 박도운은 식탁에 나타나서는 안 될 디저트를 발견했다.
“누가 이 디저트를 만든 거지?”
2년 전부터 그는 더 이상 제미라 디저트를 먹지 않았다. 주방 도우미는 온몸을 덜덜 떨면서 말했다.
“저는 이 디저트를 만들지 않았어요.”
멀지 않은 곳에 서 있는 임서희는 차가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박도운, 네가 제일 미워하던 여자가 돌아왔어.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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