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1화
그는 미간을 찌푸린 채 담배를 바닥에 던졌다. 그러고는 차갑게 웃으면서 허준혁을 노려보았다.
“대표의 신분으로 허 교수님을 해고할게요. 허 교수님은 곧 과학 연구계에서 제명당할 거예요.”
깜짝 놀란 임서희는 두 눈을 크게 뜨고 허준혁을 쳐다보았다.
“호렌 그룹에서 연구센터를 인수한 건가요?”
허준혁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고개를 숙였다. 무슨 상황인지 눈치챈 임서희는 심장이 철렁 내려앉는 것만 같았다.
그녀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허 교수님, 이만 돌아가세요. 좀 쉬면 나을 테니 사직하지 않아도 돼요.”
박씨 가문은 도하시에서 권력 있는 가문이기에 밉보여서는 안 되었다. 허준혁이 가만히 서 있자 박도운은 차갑게 웃었다.
“허 교수님, 조금 전에 사직하겠다고 하지 않았어요? 이신영 씨와 같이 사직하기 싫은가 보네요. 이런 사람을 위선자라고 하는 거예요.”
그 말에 허준혁은 이를 악물고 참았다. 그는 금색 테 안경을 올리고는 박도운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서희가 왜 박 대표님과 이혼하려고 했는지 알 것 같네요. 같이 살 바에는 곤장에 맞는 게 낫긴 해요.”
순간, 박도운의 눈빛에 살기가 흘러넘쳤다.
“허 교수님, 지금 뭐라고 했어요?”
두 사람 사이에 팽팽한 신경전이 이어졌다. 보다 못한 임서희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허 교수님, 이만 가보세요.”
박도운에게 밉보이면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 해고당할 뿐만 아니라 목숨이 위태로워질 수도 있었다.
허준혁은 종이접기로 만든 새를 그녀의 손에 쥐여주고는 진지하게 말했다.
“신영아, 푹 쉬고 무슨 일이 생기면 바로 연락해.”
임서희는 아무 말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허준혁의 발걸음 소리가 점점 멀어졌고 방 안에 단둘이 남았다.
박도운은 그녀가 꼭 쥐고 있는 종이를 힐끗 쳐다보더니 미간을 찌푸렸다.
“이신영 씨, 허준혁은 당신을 지킬 수 있었지만 그러지 않았어. 이기적인 남자에게 계속 매달릴 건가?”
임서희는 고개를 들고 천천히 입을 열었다.
“박 대표님, 저에게서 단서를 얻어내려고 이러시는 거예요? 그렇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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