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8화
바로 그 순간, 박도운은 생각이 바뀌어 류가희에게 부드럽게 말했다.
“가희야, 일단 네 방으로 돌아가. 밖에 경호원을 붙여줄 테니까 괜찮을 거야.”
“하지만...”
류가희가 머뭇거리며 말하려던 찰나, 박도운은 이미 몸을 돌리고 경호원들에게 단호하게 명령했다.
“가희를 잘 지켜. 무슨 사고라도 나면 앞으로 평생 일 못 할 줄 알아!”
“네, 알겠습니다!”
한 경호원이 바로 앞으로 나서서 공손하게 말했다.
“사모님, 이쪽으로 모시겠습니다.”
류가희는 얼굴이 하얗게 질리고 숨이 턱 막혔지만 아무 말도 못 하고 씁쓸히 돌아설 수밖에 없었다.
스위트룸의 문이 조용히 닫히고 박도운은 날카로운 눈빛으로 바닥을 훑었다. 물자국이 길게 이어져 있었는데 그 흔적은 넓은 소파 뒤에서 사라졌다.
박도운은 긴 다리를 움직이며 앞으로 성큼성큼 걸어갔고 무겁지는 않지만 묘하게 압박감이 느껴지는 발걸음으로 소파를 한 바퀴 돌았다.
그러다가 그의 눈이 커졌다.
“역시 너였네.”
힘이 빠져 바닥에 주저앉아 있던 임서희는 박도운의 차가운 목소리에 반사적으로 몸을 움찔했다. 그녀의 몸은 땀에 젖어 있었고 젖은 셔츠는 피부에 밀착해 곡선을 그대로 드러냈으며 젖은 머리카락은 목덜미에 착 붙어 있었다.
슈퍼칩의 영향으로 임서희의 몸 회복 속도는 빨라졌지만 이런 비열한 약물 앞에서는 그녀도 저항할 힘이 없었다.
박도운의 사나운 눈빛에 임서희는 쉰 목소리로 겨우 말했다.
“저 일부러 들어온 거 아닙니다. 금방 나갈게요...”
“약 먹었어?”
박도운은 그렇게 물으면서 자연스럽게 최재혁을 떠올렸다. 그 인간이 여자를 어떻게 가지고 노는지 소문으로 충분히 들어서 잘 알고 있었다.
임서희가 일어나 도망가려는 순간, 박도운이 그녀의 손목을 잡고 그대로 벽에 눌렀다.
“이 배엔 의료팀이 없어. 여기서 나간 뒤 어떻게 하려고?”
임서희는 숨을 몰아쉬며 말했다.
“저한테 신경 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러자 박도운은 손가락으로 그녀의 턱을 올리며 코웃음을 쳤다.
“어제는 누가 나를 꼬시려고 했더라? 지금은 왜 쫄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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