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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화

“제가 장난하는 건지 아닌지는 박 대표님께서 직접 이 패를 보면 바로 아실 거예요. 왜요, 혹시 볼 용기가 없으세요?” 임서희의 말에 은근한 도발이 실려 있었다. 박도운은 눈빛을 번쩍이며 그 낡은 소원패를 바라봤다. 결국 그는 의심이 가득한 표정으로 허리를 굽혀 그것을 주워 들었다. 목패 위의 글씨가 또렷하게 눈에 들어왔다. [2018년 겨울, 박씨 가문의 도련님께서 뜻하는 바가 모두 이루어지기를, 박씨 가문의 온 가족이 평안하기를.] 방금 임서희가 말한 게 정확했고 박도운은 갑자기 머리가 어지러워졌다. 하지만 2018년에 그는 임서희라는 사람을 전혀 몰랐는데 왜 그가 평안하기를 기도했을까? 박도운은 갑자기 고개를 들어 사방에 빼곡하게 걸린 소원패들을 바라보았다. 그의 손이 저절로 올라가 가장 가까이에 걸린 하나를 떼어냈다. [2017년 가을, 박도운이 바라는 모든 일이 이루어지길.] 박도운의 동공이 수축했다. 그다음 그의 손은 거의 반사적으로 멈추지 않고 하나, 또 하나를 뜯어냈다. 임서희는 가만히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2016년 여름, 박씨 가문 도련님의 앞날이 번창하길.] [2015년 봄, 박도운이 병에 걸리지 않고 평안하기를.] [2014년 겨울, 박씨 가문의 도련님께서 해마다 무탈하기를.] 오래된 목패일수록 위에 적힌 글씨가 더 희미했다. 그녀의 글씨체는 어릴 때의 서툰 필체에서 조금씩 어른스러워졌지만 ‘박도운’, ‘박씨 가문의 도련님’이라는 이름은 단 한 번도 변하지 않았다. 그리고 ‘허준혁’이라는 이름은 단 하나도 없었다. 그때 박도운은 비교적 최근에 걸린 패 하나를 움켜쥐었다. [너를 사랑한 지 12년이 지났는데 넌 언제쯤 나를 한 번 돌아봐 줄까.] 바로 이 목패를 보고 그는 임서희가 12년 동안 마음에 품어온 남자가 따로 있다고 오해했고 무슨 수를 쓰더라도 그녀와 이혼하려 했다. “설마...” 박도운은 손에 들린 수많은 소원패를 보고 몸을 휘청거렸다. 임서희가 12년 동안 사랑했던 남자는 허준혁이 아니라 그였다. 목패들이 박도운의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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