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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화

신유리가 몸을 던진 그 순간, 옷 주머니가 뒤집히며 작은 암홍색 수첩 하나가 미끄러져 나왔다. 수첩은 바람에 가볍게 흔들리며 거친 톱날처럼 솟은 바위 위에 툭, 떨어졌다. “안 돼!” 심명준은 눈이 시뻘게진 채 절벽 끝으로 달려갔다. 눈앞에 펼쳐진 건, 끝없이 몰아치는 흰 물거품뿐이었다. 파도는 암초를 몇 번이고 들이받으며 텅 빈 듯 거대한 굉음을 토해 냈다. 심명준은 미친 사람처럼 절벽을 따라 달리며 울부짖었다. “유리야, 돌아와!” 그러나 대답은 없었다. 심명준을 맞아 준 것은 바닷물의 무자비한 포효뿐이었다. 심명준의 심장이 보이지 않는 손에 붙잡힌 듯 조여 와서 숨이 막혔다. 심명준은 이빨을 갈며 뒤돌아, 멍하니 서 있는 납치범들을 노려봤다. 눈빛엔 피비린내 나는 살기가 가득했다. “저놈들 전부 묶어서 바다에 던져! 유리를 찾을 때까지, 누구 하나 물 밖으로 못 나오게 해!” 인질을 잃은 납치범들은 더는 상대가 되지 못했다. 누군가는 울먹이며 그 자리에서 주저앉았다. “심 대표님, 저희는... 신유리 씨랑 장난친 거예요! 악의는 없었습니다! 신유리 씨가 스스로 뛰어내린 거잖아요!” 허지연은 속에서 올라오는 은밀한 쾌감을 억지로 눌러 삼킨 채, 타이밍 좋게 심명준에게 매달렸다. “명준 오빠, 제발 진정해. 유리 언니는... 언니는 복이 많은 사람이니까, 분명 괜찮을 거야...” 그때, 허지연의 시선이 무심코 절벽 바위 쪽을 스쳤다. 허지연은 마치 끔찍한 것을 본 사람처럼 숨을 들이켰고, 떨리는 손가락으로 바위 위를 가리켰다. “명준 오빠, 저거... 저건 유리 언니한테서 떨어진 것 같아...” 심명준이 허지연이 가리킨 곳을 따라 시선을 옮겼다. 암홍색 수첩 한 권이, 거칠게 패인 바위 위에 고요히 놓여 있었다. 바닷바람이 종이를 들춰 사각사각 소리를 냈다. “저건... 이혼 증명서 같은데...” 허지연의 목소리는 심명준의 이성을 조금씩 갉아먹었다. ‘이혼 증명서?’ 바람이 일으킨 물보라가 수첩을 밀어 심명준 쪽으로 끌어왔다. 심명준은 떨리는 손으로 허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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