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유리는 항성 재계의 태자 심명준을 구하려다가, 절벽 아래로 떨어져 기억을 잃었다.
사람들은 모두 신유리가 죽었다고 믿었지만, 심명준만은 끝까지 신유리를 포기하지 못했다.
그런데 3년 뒤, 신유리가 돌아왔을 때 심명준의 곁에는 이미 신유리와 놀랄 만큼 닮은 여자, 허지연이 서 있었다.
심명준은 허지연을 위해 신유리를 번번이 버렸다. 신유리에게 굴욕적인 검사를 받게 하며 결백을 증명하라고 했고, 심지어는 신유리 주변 사람의 목숨으로 없는 아이를 지우라고 협박하기까지 했다.
마지막으로 두 사람이 함께 납치당한 그 순간에도, 심명준이 선택한 사람은 허지연이었다.
“유리야, 지연이는 너랑 달라. 몸이 약해. 너는 절벽에서 떨어지고도 3년을 버텨서 돌아왔잖아. 기다릴 수 있잖아.”
그 말에 신유리는 오히려 마음이 편해졌다.
기억을 잃은 세월 동안 신유리는 이미 새 삶의 목표를 세웠다. 죽을힘을 다해 심명준 곁으로 돌아온 것도, 결국은 지나간 정 때문이었다.
신유리는 이번에 마침내 모든 미련을 내려놓을 수 있었다.
신유리는 등을 돌렸고, 심명준이 눈이 찢어질 듯한 표정으로 바라보는 앞에서 다시 절벽 아래로 몸을 던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