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화
심명준은 퇴원한 뒤 완전히 미쳐 버렸다. 잠도 자지 않고 먹는 것도 잊은 채, 심성 그룹이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인력과 자원을 끌어모아 바다와 육지, 하늘까지 샅샅이 뒤졌다. 현상금은 상상을 초월할 수준까지 치솟았고, 항성 시내와 인근 해역은 말 그대로 싹 다 뒤집혔다.
하루, 이틀, 일주일... 그러나 신유리의 소식은 한 줄도 없었다.
심명준은 회사에도 나가지 않았다. 신유리를 가둬 두었던 그 별장에 틀어박혀 하루 종일 그곳에서만 지냈다. 침실에는 아직도 신유리의 체온이 남아 있는 것 같았고, 화장대 위 화장품은 손도 대지 않은 채 그대로였다. 드레스룸에는 신유리가 즐겨 입던 옷 몇 벌이 가지런히 걸려 있었다. 심명준은 텅 빈 방을 향해, 미친 사람처럼 몇 번이고 같은 말을 되풀이했다.
“유리야, 미안해...”
밤이면 심명준은 이혼 증명서를 끌어안고 술을 마셨다. 취하면 카펫 위에 쓰러져 잠들었다. 한 번은 꿈에서 신유리가 부엌에서 해장국을 끓여 주는 걸 봤다. 눈을 떠 보니 베개가 눈물로 흠뻑 젖어 있었다.
심성 그룹 내부에서도 불만이 터져 나왔다. 원로급 주주 몇 명이 함께 찾아와, 무거운 표정으로 못 박듯 말했다.
“명준아, 여자 하나 때문에 그룹의 이익을 내팽개치다니 우리는 너무 실망이야. 네가 계속 이렇게 무너지면, 심성 후계자 문제를 다시 논의할 수밖에 없어.”
심명준은 핏발 선 눈을 치켜뜨더니, 갑자기 술병을 그들의 발치에 내리쳤다.
“꺼져. 다 꺼져! 유리를 못 찾으면 심성이 무슨 의미가 있어?!”
그날도 심명준은 거실 카펫에 취해 쓰러져, 자기혐오에 삼켜질 것처럼 멍하니 있다가, 문득 흐릿한 의식 속으로 한 사람의 얼굴이 번개처럼 파고들었다.
이명자 아줌마.
신유리는 정이 깊은 사람이었다. 신유리가 모든 걸 정리하고 떠난 거라면, 이명자 아줌마를 내버려두고 갈 리가 없었다. 심명준은 바닥에서 벌떡 튀어 오르며 휴대폰을 움켜쥐었다. 목소리는 쉬어 갈라져 있었다.
“찾아. 당장 이명자 아줌마랑 아들 행방부터 조사해. 지금! 바로!”
부하들은 빠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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