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화
내가 눈을 뜨자 고우빈이 물었다.
“너희 오빠한테 전화할까?”
나는 멍해져서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가슴속에서 시큼한 감정이 치밀었다.
도주은 말로는, 오빠가 벌써 5년째 나를 외면하고 있다고 했다.
고우빈은 내 안색을 살피더니 천천히 말했다.
“네 상태가 썩 좋지 않아. 그러니까 이따가 내가 네 오빠한테 전화할게. 너는 승기 친동생이잖아. 사이가 아무리 나빠도 피는 못 속여. 조금 있으면 온정민이 와서 검사할 거고, 몸 상태가 애매하면 오늘 밤 바로 입원하자.”
그가 한마디를 덧붙였다.
“오늘 내가 일부러 입원 못 하게 한 거 아니야. 네가 혼자 입원하면 돌볼 사람이 없을까 봐 그랬어.”
오빠 얘기가 나올 때까지는 눈물이 버틸 만했는데, 마지막 그 말을 듣는 순간 눈물이 주르르 통제를 벗어났다.
고우빈이 내가 우는 걸 보곤 낮은 목소리로 달랬다.
“울지 마. 괜찮아, 너 괜찮아.”
그는 휴대폰을 집어 들고 방을 나가 전화를 걸었다.
나는 묵묵히 조금 더 울었다.
그가 방으로 돌아왔다. 나는 간절한 눈으로 그를 바라봤다.
그의 표정은 복잡했다. 잠깐 멈칫하더니 미소를 띠었다.
“네 오빠한테 연락했어. 지금 해외에 있고, 이틀 뒤에 너 보러 온대.”
매달고 있던 기대가 툭 하고 꺼졌다.
나는 시선을 거두고 쓸쓸하게 웃었다.
“오빠가 아직 나 용서 안 하는 거지?”
고우빈은 대답하지 않았다.
나는 코끝을 훌쩍였다.
“괜찮아. 아직 화가 안 풀렸을 거 알아.”
말은 그렇게 했지만 커다란 실망이 온몸을 휘감았다.
나는 또 울었다.
침대가 살짝 꺼지더니 그가 가까이 몸을 기울여 나를 보았다. 그 눈길에 더 울 수가 없어 대충 눈물을 훔쳤다.
고우빈이 물었다.
“좀 나아졌어?”
나는 멍한 채로 고개를 끄덕였다.
고우빈이 막 말을 이으려는 순간 침대 위의 휴대폰이 울렸다.
그는 눈빛이 살짝 밝아지더니 내 앞에서 바로 전화를 받았다. 스피커 너머로 익숙한 목소리가 흘렀다.
“여보세요, 우빈아. 지안이 상태는 어때?”
나는 단번에 누군지 알아챘다.
“오빠!”
나는 전화를 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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