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5화

차 안에서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도주은의 손을 잡고 밖으로 달려 나갔다. 둘은 함께 도로까지 뛰어나가 차에 올라탔다. 나는 온몸이 떨렸고 손에 쥔 팔찌를 꼭 움켜쥔 채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도주은이 내 상태가 심상치 않음을 알아채더니 이를 악물고 내 뺨을 한 대 쳤다. “대체 무슨 일이야? 무슨 일인데 이렇게 된 거야?” 나는 멍하니 도주은을 바라보다 울면서 산산조각 난 가족사진을 보여줬다. “연승훈이 내 가족사진을 찢어버렸어. 그리고 할머니가 주신 유품... 그중 하나를 박살 냈어.” 그 말에 도주은의 얼굴이 굳었고 잠시 멍하니 있다가 욕설이 터져 나왔다. “미친 새끼. 내가 오늘 가만 안 둘 거야!” 그녀는 골프채를 움켜쥐고 차 문을 열어 다시 안으로 뛰어 들어갔고 안에서 쾅쾅 깨지는 소리가 연이어 들려왔다. 나는 최대한 마음을 가다듬고 도주은의 휴대폰을 꺼내 전화를 걸었다. 전화를 받는 고우빈의 목소리는 여전히 온화하고 차분했다. “여보세요? 주은 씨, 무슨 일이십니까?” 나는 훌쩍이며 말했다. “우빈 오빠, 나야... 혹시 올 수 있어? 나... 나 아마 큰일 난 것 같아.” 말이 끝나자 눈물이 다시 터져 나왔고 순간, 고우빈의 목소리가 차갑게 굳어졌다. “지안아, 지금 어디야?” 나는 간단히 위치를 말했고 무슨 일이 있었는지 설명하기도 전에 그가 먼저 말했다. “거기서 움직이지 마. 10분 안에 사람이 갈 거야.” 나는 눈물을 훔치며 물었다. “오빠는 지금 어디야?” 무릎 위의 부서진 옥팔찌와 찢어진 사진을 보자 나는 또 눈물이 흘러내렸다. 고우빈이 말했다. “나 지금 공항이야. 바로는 못 가. 기다려.” 고우빈은 그렇게 말하고 전화를 끊었고 나는 차 안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잠시 후 도주은이 나왔다. 그와 동시에 경찰차가 도착했고 아마 진슬기가 신고한 모양이었다. 나는 도주은을 차 안으로 끌어들여 문을 잠갔다. 그녀는 분노로 손이 떨리고 있었고 얼굴은 잔뜩 굳어 있었다. “지안아, 걱정하지 마. 이번 일은 내가 다 책임질게.” 정말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