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8화 감탄할 정도의 연기력
오늘 검은색 셔츠를 입은 그는 평소에 부드러운 인상을 주는 흰 셔츠를 입었을 때와는 달리 우아하고 엄숙한 분위기를 풍겼다.
이유 모를 저기압에 숨이 턱 막힐 것 같았다.
거대한 체구로 자신을 감싸는 그의 모습에 서아린은 마음이 따뜻해지는 느낌이었다.
몇 년이 지나도 서연오는 늘 그렇듯 묵묵히 뒤에서 그녀를 지켜주고 있었다.
하지만 서아린은 그의 보호막을 뚫고 나가 주민우에게 상처받아서야 포기할 수 있었다.
‘내가 정말 눈이 멀었었네.’
오직 서연오만이 계속 그녀를 봐주고 용서해줄 수 있었다.
이 순간, 서연오의 등장에 서아린은 마음이 살짝 간질거리는 느낌을 받았다.
서아린은 참지 못하고 고개 들어 서연오를 쳐다보았다가 심장박동수가 빨라지면서 귀까지 빨개지고 말았다.
심유라는 훌쩍거리면서도 착한 척 말했다.
“민우 씨, 그만 해요. 제가 조금만 참으면 돼요. 저 때문에 주씨 가문과 서씨 가문의 관계를 망치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주 대표님 형수님 연기가 정말 뛰어난데요? 연예계에 데뷔할 생각은 없으세요?”
남자 화장실 쪽에서 비웃는 소리가 들려오길래 뒤돌아보니 육지환이 팔짱을 낀 채 느긋하게 벽에 기대고 있었다.
심유라는 바로 울음을 멈추더니 표정이 급격히 창백해졌다.
육지환은 휴대폰을 꺼내 조금 전 영상을 보여주었다.
“마침 화장실 다녀오던 길에 주 대표님 형수님이 멋진 연기를 펼치는 걸 봤지 뭐예요. 오스카 여주인공들보다 훨씬 연기 잘하더라고요.”
휴대폰 화면에 재생되는 것은 심유라가 서아린을 도발하는 장면이었다.
너무 모욕적인 말을 해서 결국 참지 못하고 뺨 때리려 했던 것이다.
주민우는 영상을 다 보고 나서 심유라를 바라보면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주먹을 꽉 쥐고 있는 것이 화가 많이 난 듯했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심유라의 편을 들었다.
“형수님도 주씨 가문의 체면을 지키려다가 말이 좀 심했나 봐요. 서아린, 그 7억 원 내가 대신 내줄게. 그러니까 더 이상 따지지 마.”
서아린은 화가 나서 웃음이 나왔다.
육지환이 나타나기 전까지 주민우는 그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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