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8화 여우 같은 남자
서아린은 눈앞의 남자를 보면 볼수록 점점 빠져들었다. 매력적인 미소와 그윽한 눈동자에 홀릴 것만 같았다.
‘오빠는 전생에 무조건 여우였을 거야. 예전에는 왜 오빠가 이런 사람인 줄 몰랐을까?’
생각에 잠긴 서하린은 한약을 꿀꺽꿀꺽 마셨다.
딸기를 먹고 나서 정신이 번쩍 들어 그런지 아니면 조금 전에 일어난 일 때문에 긴장해서 그런지 눈 깜짝할 사이에 약을 다 먹었다.
서연오는 미소를 지으면서 딸기를 입가에 갖다 댔다. 그러자 서아린은 조심스럽게 입을 벌리고 딸기를 먹었다.
만약 또 그의 손가락을 물어버린다면 더 어색해질 것만 같았다. 약을 먹은 뒤, 서아린은 침대에 누워 잠을 청했다.
잠든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주방 쪽에서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몇 분 후에 고소한 쌀 향기, 대추와 호박 냄새가 집 안에 퍼졌다.
서아린은 냄새를 맡고 저도 모르게 입술을 핥았다.
이때 익숙한 코끝에 익숙한 냄새가 맴돌더니 따뜻하고 축축한 무언가가 입술 위에 포개졌다.
그 입맞춤에 마음이 편안해졌고 서아린은 깊은 잠에 빠졌다. 다시 깨어났을 때 침대맡에 앉아 있는 서연오와 눈이 마주쳤다.
그는 뜨거운 물에 수건을 적셔서 서아린의 목을 닦아주고 있었다. 닦고 난 후에 자연스럽게 손끝으로 그녀의 가슴을 간지럽혔다.
서아린은 움찔하더니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오빠, 왜 아직도 회사에 가지 않은 거야?”
서연오는 사뭇 진지한 어조로 말했다.
“회사 일보다 네가 훨씬 더 중요해.”
그 말에 서아린은 마음이 따뜻해졌고 기분이 좋았다. 그녀를 진정으로 사랑해 주고 아껴주는 사람은 서연오뿐이었다.
서영진도 그녀를 사랑하긴 했지만 일이 바빠서 제대로 돌봐주지 못했고 옆에 있어 준 적이 별로 없었다.
“뭐라도 좀 먹을래?”
서연오는 책상에 놓인 대추 호박죽을 가리키면서 말했다.
“입맛이 없어서 아무것도 먹고 싶지 않아.”
서아린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자 그는 뜨거운 물을 컵에 부어서 가지고 왔다.
“그러면 좀 더 자다가 배고프면 나한테 말해. 저쪽에 앉아서 업무를 처리하고 있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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