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2화 이런 은밀한 부위 검사까지 지켜보시겠다니

휴게실 침대에 심유라가 힘없이 몸을 뉘었다. 일회용 의료 장갑을 끼던 손혜원이 뒤를 돌아보고는 아직 자리를 지키고 선 주민우를 향해 미간을 찌푸렸다. “주 대표님은 안 나가십니까?” 주민우는 잠시 멍한 표정을 짓다가 이내 정신을 차린 듯 대답했다. “형수님이 워낙 통증을 못 참아서요. 옆에 좀 있어 줘야겠습니다.” 손혜원의 눈빛에 묘한 흥미가 스쳤다. “시동생분과 형수님 사이가 각별하시네요. 이런 은밀한 부위 검사까지 지켜보시겠다니.” 그제야 주민우는 화들짝 놀라며 황급히 몸을 돌렸다. “죄송합니다. 그런 검사인 줄은 몰랐군요.” 그는 서둘러 휴게실을 빠져나와 문밖에서 서성였다. 그러다 멀지 않은 곳에서 다정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서아린과 서연오를 발견할 수 있었다. 그는 차갑게 굳은 얼굴로 다가갔다. 서아린은 조금 전 배윤슬이 했던 말을 수습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고모님께서 그냥 농담하신 거야. 곧이곧대로 믿으면 안 돼.” “고모님?” 서연오는 그 호칭을 되뇌며 눈가에 옅은 미소를 머금었다. “육지환 씨랑 오빠 사이가 워낙 각별하니까 오빠도 배씨 가문 손주나 다름없다고, 나도 오빠 따라서 그렇게 부르라고 하셨어.” 서연오는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나쁘지 않네.” 서아린은 저도 모르게 깊은 감회에 젖어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오빠가 떠나 있는 동안 배씨 가문과 인연을 맺었을 줄은 정말 몰랐어. 어쩜 그렇게 다들 편하고 즐겁게 대해주시는지. 오빠 사정을 모르는 사람이 봤으면 정말 피를 나눈 가족인 줄 알았을 거야.” 이야기가 깊어지자 서연오의 표정이 눈에 띄게 진지해졌다. “아린아, 만약에 말이야. 내가 정말로...” “서아린!” 말을 채 끝내기도 전에 주민우가 끼어들었다. 그는 보란 듯이 서아린의 허리를 거칠게 감싸안았다. 서아린의 안색이 순식간에 변하며 그를 거세게 밀쳐냈다. “지금 뭐 하는 거야?” 생각보다 완강한 거부반응에 주민우의 얼굴에 불쾌함이 서렸다. “내 아내를 내가 안겠다는데 뭐가 문제지?” 서아린은 차갑게 웃으며 대꾸했다. “주 대표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