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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화 여자들한테 둘러싸이다

서아린의 마음이 약해서가 아니라 주민우의 말이 맞았기 때문이었다. 사람은 뿌리를 잊으면 안 된다. 그때 주씨 가문의 최순옥이 나서지 않았으면 서씨 가문은 진작 무너졌을 것이다. 또 최순옥이 서아린을 감싸줬기에 진선희가 아무리 서아린을 못마땅해해도 함부로 굴지는 못했다. 서아린은 주씨 가문의 다른 사람이 아니라 오직 최순옥의 체면을 봐서 한 행동이었다. 서연오는 그녀의 뜻을 알아채고 알맞게 말을 받았다. “주 대표 정도 위치면 기품에 흠이 갈 짓은 하지 않으셨겠죠.” 말을 마친 그는 눈썹을 들어 주민우를 바라봤다. “그렇죠, 주민우 대표님?” 겉으로 듣기엔 그저 점잖은 말이었다. 하지만 서아린은 그 안에 숨은 뜻을 알아들었다. 주민우와 심유라의 스캔들을 언급하면서도 동시에 주민우에게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어준 것이었다. 참으로 절묘했다. 주민우는 표정이 여전히 어두웠지만 그래도 웃음을 지어 보일 수밖에 없었다. “물론입니다.” 서연오가 더 추궁하지 않자 배문수도 콧방귀를 뀌고는 더는 말하지 않았다. 주민우는 가까스로 한고비를 넘겼다. 하지만 깎인 체면은 이미 주워 담을 수 없었다. 사람들이 그를 바라보는 눈빛에는 조롱이 가득했다. 주민우는 속에 눌러 담은 분노를 억지로 삼키며 잔에 든 레드 와인을 단숨에 들이켰다. 그때였다. 명문가 아가씨 한 명이 걸어오다 그와 부딪치고 말았다. 레드 와인이 그대로 그의 셔츠 위로 쏟아졌다. “죄송해요, 죄송해요. 일부러 그런 건 아니에요.” 주민우는 울적하던 기분이 더 망가졌지만 어두운 얼굴로 괜찮다고 하고 곧장 화장실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 아가씨는 뒤돌아 주민우를 힐끗 보더니 피식 웃었다. ... 아마도 배문수가 서연오 편을 들어준 뒤라서였을까. 소동이 끝나자 명문가 아가씨들이 줄줄이 서연오에게 술잔을 들고 다가왔다. 이 자리에 온 여자들은 하나같이 배경이 어마어마한 사람들이었다. 다들 명문가 규수거나 정부 고위층 가문 딸로 어느 쪽이든 함부로 굴기 어려운 상대들이었다. 서연오는 그때마다 형식적으로 잔을 한 번 맞댔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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