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6화

“다만...” 서아라의 눈가에 옅은 미소가 나타났다. “하지민 씨가 내 차를 박아줘서 고마워요. 예전에 내가 온갖 수단을 썼지만 건우와의 거리를 좁힐 수 없었어요. 지금 건우가 200억을 준다고 약속했을 뿐만 아니라 나에 대해 죄책감까지 느끼고 있는 거 아시죠?” 그러고 나서 진심으로 감사를 표하였다. “하지민 씨, 이런 절호의 기회를 만들어 줘서 정말 고마워요.... 다음에 더 열심히 하세요.” 이 일은 겉으로 보면 서아라가 꾹 참고 조용히 마무리한 것이었다. 그러나 차건우가 서아라에 대해 죄책감을 느끼게 되었다. 차건우는 바보가 아니기에 하지민이 한 짓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그냥 모르는 척했을 뿐이었다. 서아라가 울고불고 난리를 쳤다면 차건우는 그녀에 대한 죄책감이 혐오로 바꿨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 서아라는 배려심이 있는 인상을 남겨주었다. 그녀에 비하면 하지민이 오히려 철이 없고 억지를 부리는 사람처럼 보였다. 하지민은 이를 악물고 표독스러운 눈빛으로 서아라를 노려보았다. 이 순간, 그녀는 자기가 매우 어리석은 짓을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아라는 계속 가슴을 콕콕 찌르는 말을 하였다. “사실 하지민 씨가 나를 모함한 수단이 그다지 대단하지 않았어요. 근처에 감시카메라가 없고 목격자가 없었지만 왜 내 차에 블랙박스가 있다는 걸 몰랐어요?” 서아라는 말을 잠시 멈추고는 다시 말머리를 돌렸다. “하지민 씨도 나중에 차건우가 진실을 알게 되면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예상하겠죠? 차건우가 진실을 알아도 하지민 씨를 지키기 위해 나보고 참으라고 할 것으로 생각한 거죠?” 서아라는 하지민에게 치어 죽을 뻔했고 하지민의 거짓말에 사이버 폭력까지 당했다. 이런 일은 누가 겪어도 아마 분노를 삼키기 어려울 것이다. 차건우에 대한 사랑이 깊을수록 다른 여자가 옆에 있는 걸 조금도 참을 수가 없게 된다. 하지민은 차건우와 서아라 사이를 완전히 틀어지게 하고 원수가 되기를 원했다. 자기의 이미지를 조금 희생하더라도. 그녀는 서아라가 화를 참지 않으리라 판단하고 이런 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