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6화
수건은 바로 눈앞에 있는데도 서아라는 몇 번이나 잡으려다 번번이 허공만 긁고 말았다.
토해내고 나니 속은 한결 나아졌지만 머릿속은 여전히 어지러웠다.
차가운 물로 얼굴을 씻어도 정신이 드는 게 아니라 오히려 더 혼미해졌다.
차건우는 그녀가 아직 술에서 깨어나지 못했다는 걸 알아차리고 다시 그녀를 안아 침대로 데려갔다.
그리고 따뜻하고 축축한 수건으로 그녀의 얼굴을 조심스럽게 닦아주었다.
서아라의 속눈썹이 미세하게 떨리더니 천천히 눈을 떴다.
초점 없는 눈빛이 차건우의 깊고 검은 눈동자와 마주쳤다. 서아라는 그가 누구인지 알아본 듯, 무의식적으로 낮게 중얼거렸다.
“차건우?”
차건우의 손이 잠시 멈췄다. 밤처럼 짙은 그의 눈동자 속에 은은한 따스함이 스쳤다.
서아라는 흐릿한 시선으로 그를 바라보며 마치 저 끝없는 밤하늘과 바다를 보는 듯했다.
그 안에는 그녀가 한 번도 본 적 없는 부드러움이 서려 있었다.
그러다 문득 떠올랐다.
서아라가 물에 빠졌을 때, 차건우가 자신을 끌어올려 주었던 순간이.
눈을 뜨자마자 마주했던 것도 이 짙고 어두운 눈동자였다.
그 순간, 차건우는 이미 그녀의 마음속 깊이 새겨져 버렸다.
하지만 차건우는 그녀를 사랑하지 않았다. 좋아한다는 감정조차 없었다.
지금 그녀에게 베푸는 선행은 다만 보상일 뿐이라는 걸 서아라는 알고 있었다.
예전의 자신이었다면 이런 상황만으로도 기뻐 날뛰었을 것이다.
서아라는 자신이 분명 술에 많이 취했다고 생각했다.
‘아니면 어떻게 차건우의 눈빛에서 온기를 느낄 수 있겠어.’
그녀는 바보처럼 웃으며 말했다.
“차건우, 왜 갑자기 이렇게 잘해 주는 거야? 설마 뒤에서 또 나한테 미안한 짓이라도 한 건 아니지?”
“또?”
차건우의 목소리는 낮고 매혹적이었다.
“내가 그렇게도 네게 잘못을 많이 저질렀단 말이야?”
서아라는 흐릿한 정신으로 중얼거렸다.
“넌 늘 하지민만 감싸줬잖아. 윤수아가 너랑 하지민이 어디 놀러 갔다, 옷 사줬다 하며 떠벌려도 그냥 놔뒀고...”
차건우의 미간이 찌푸려졌다.
“내가 언제 하지민이랑 여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