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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3화

서아라는 순간 놀라 눈을 크게 떴다. “그럼... 경찰에 신고는 하셨어요?” 허진성이 고개를 끄덕이며 씁쓸하게 말했다. “했어요. 조사 끝에 제 잘못이 아니라는 건 확인됐지만 그런데도 그 여자가 저한테 집착하듯 매달리면서 계속 책임지라고 했어요” 서아라는 믿기 힘들었다. 도움을 줬다가 도리어 화를 당하는 일이, 허진성에게 실제로 벌어지다니. “그 뒤로는 어떻게 되신 거예요?” 허진성이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부모님이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으셔서 결국 큰돈을 주고 떠나게 했어요. 그게 벌써 꽤 오래전 일인데... 어떻게 다시 저를 찾아왔는지 모르겠어요.” 서아라는 조심스레 물었다. “그럼 그때 경찰 기록 같은 걸 공개해서 억울함을 풀어보실 생각은 안 하셨어요?” 허진성이 고개를 저었다. “소용없습니다. 처음부터 그 여자가 저를 범인이라고 지목했거든요. 경찰은 조사 끝에 제 혐의가 없다고만 했지, 진짜 범인을 잡지는 못했어요. 그런 데다 그 여자가 제가 자기한테 약속을 하고 속였다고까지 말해버리니 지금은 무슨 말을 해도 믿어주질 않죠.” 서아라는 과거 자신이 겪었던 악성 루머와 공격을 떠올렸다. 강력한 증거가 없는 이상, 어떤 해명도 소용이 없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우선 며칠 쉬시죠. 상황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좀 지켜보고 그다음에 다시 생각해 봐요.” 허진성이 서아라를 똑바로 보며 불쑥 물었다. “아라 씨는... 정말 저를 믿으십니까?” 서아라는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이죠. 그 사람들은 아무 증거도 없잖아요. 그냥 여론을 몰아가고 근거 없는 말만 쏟아내는 건데 믿을 게 뭐가 있겠어요.” 허진성은 잠시 입술을 달싹였지만 결국 긴말 대신 조용히 마음을 전했다. “고맙습니다.” ... 서아라는 이 일이 조금씩 잠잠해질 거라 생각했지만 예상은 빗나갔다. 피해자 측에서 과거 허진성이 거액을 송금하며 합의했던 내역을 공개해 버린 것이다. 그 순간, 여론은 완전히 뒤집혔다. 이제 허진성은 회사는커녕 길거리조차 제대로 걸을 수 없을 만큼 손가락질을 받았다. 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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