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2화
차건우는 짐승보다 못했다. 마치 수백 년을 살아도 여자를 한 번도 본 적 없는 듯했다.
침대에서 몸을 겨우 추스른 서아라는 힘겹게 일어나 욕실로 향하려 했다.
하지만 발이 바닥에 닿는 순간, 두 다리가 풀리며 그대로 쓰러지고 말았다.
다행히 바닥에는 부드러운 카펫이 깔려 있어 큰 부상은 없었지만 마음 한켠에는 알 수 없는 무력감과 허탈감이 스며들었다.
이런 감정은 그녀가 오랜 시간 느껴본 적 없는 것이었다.
칼에 베인 듯 아픈 다리를 끌고 욕실까지 도착한 서아라는 거울 속 자신의 처참한 모습을 보고 숨이 막혔다.
흩어진 머리카락, 붉게 부어오른 입술, 그리고 몇몇 작은 상처까지.
목덜미에는 짙은 멍이 빼곡히 남아 마치 끔찍한 일을 겪은 듯한 인상을 주었다.
서아라는 눈을 감고 깊게 몇 번 숨을 들이쉬며 겨우 마음을 다잡았다.
그냥 개한테 물린 걸로 생각하자.
자신을 스스로 그렇게 달랬지만 가슴 속은 탁한 공기로 가득 차 답답했고 그 그림자는 좀처럼 사라지지 않았다.
서아라는 하루 종일 거의 먹지 못했다.
입맛은 없었지만 차건우 때문에 몸까지 망치고 싶진 않았다.
겨우 옷을 걸치고 아래층 식당으로 내려갔다.
호텔 식당에 들어서자 멀리 창가 좌석에 익숙한 실루엣 두 개가 앉아 있는 것이 보였다.
서아라의 입가에 냉소적인 미소가 스며들었다.
“아침에는 나를 잠들게 하고 지금은 또 하지민을 위해 곁에 있네. 차건우, 시간 관리 하나는 정말 끝내주네.”
몸이 너무 허약해 지금은 그들에게 따질 힘조차 없었다.
그녀는 웨이터를 불러 대충 음식을 주문했다.
창가에서 하지민은 앞에 앉은 잘생긴 남자를 바라보며 눈빛이 반짝였다.
차건우는 다른 생각에 잠긴 듯 그녀의 시선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차건우”
하지민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차건우가 잠시 시선을 움직여 그녀를 바라봤다.
“무슨 일이야?”
하지민이 잠시 머뭇거리더니 말했다.
“이번에 서아라씨가 일부러 여기까지 찾아온 이유가 혹시 중요한 일 때문인가요?”
많은 사람들이 차건우가 B시까지 온 이유를 그녀를 위해 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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