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화

“내가, 내가 밀었다고 해서 뭐가 어쨌다는 거야? 그냥 장난삼아 살짝 밀었을 뿐인데! 거기 수영장이 엄청 얕아. 그런 곳에서 익사할 뻔했다니, 우습지도 않아?” “아까는 분명 네가 일부러 뛰어내렸다고 하지 않았나?” 차건우의 눈빛은 차갑고 어두웠다. “왜 갑자기 장난이라고 말 바꾸는 거지?” 윤수아의 얼굴이 굳어졌다. 그녀는 이를 악물며 말했다. “그래, 인정할게. 꼴 보기 싫어서 밀어버린 거야! 그게 뭐 어때서?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는데?” “예전에 서아라가 수작 부리지 않았으면 너랑 지민이가 3년이나 떨어져 지냈겠어? 그리고 요즘 걔가 얼마나 뻔뻔한데. 지민이를 어떻게 괴롭혔는지 알기나 해? 심지어 할머니까지 병원에 입원하게 만들었잖아...” 여기까지 말한 윤수아는 한층 더 당당해졌다. “나는 그냥 지민이 대신 그 여자 좀 혼내주고 싶었던 것뿐이야. 이 일은 내가 혼자 벌인 거니까, 뭐라 하려면 나한테 해. 지민이랑은 아무 상관없어.” 남자의 또렷하고 단정한 이목구비에는 어느새 냉기가 내려앉아 있었다. 얇은 입술이 천천히 열렸다. “나랑 서아라 사이 일은 네가 나설 것 없어.” 윤수아의 얼굴이 순간 창백해졌다. 옆에 있던 하지민 역시 표정이 굳었다. “건우야.” 하지민이 조심스럽게 나섰다. “수아도 그냥 한순간 욱해서 그랬던 거야.” 차건우의 표정은 얼음장처럼 차가웠다. “욱했다고 사람을 죽이려고 해?” 윤수아는 입을 삐죽 내밀었다. “그냥 물에 좀 빠진 거잖아. 그게 죽을 일이라고?” “서아라가 물을 얼마나 무서워하는지 너도 알고 있었잖아.” 윤수아의 눈빛은 잠깐 흔들렸다. 전에 이명희 생일 파티 때도 서아라는 한 번 수영장에 빠진 적이 있었다. 그때 꼬마가 장난치다가 실수로 그녀를 밀어버렸는데 서아라는 물에 닿자마자 심하게 겁에 질려버렸다. 곧바로 사람들이 건져 올리긴 했지만 그 짧은 순간만 봐도 서아라가 물을 얼마나 두려워하는지 누구나 알 수 있었다. 차건우의 차가운 시선에 윤수아는 저도 모르게 몇 걸음 뒤로 물러섰다. “수아야.” 하지민이 조용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