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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0화

“바쁘면 바쁘다고 말이라도 해줄 수 있는 거잖아.” 차건우가 싸늘한 목소리로 되받아쳤다. “네가 먼저 그렇게 휴대폰이 쉴 틈도 없을 정도로 전화를 걸었잖아. 방전됐는데 난 뭐로 연락을 할까?” “그럼 비서님 통해서라도...” “네가 일방적으로 내 휴대폰을 방전시키는 바람에 거래처랑도 연락이 끊겼는데, 내 비서가 일은 안 하고 너한테 먼저 상황을 보고해야 할까?” 말을 마친 차건우의 시선은 서늘하게 가라앉아 있었다. “서아라, 난 너 때문에 태성 그룹의 중요한 비즈니스 파트너를 잃을 뻔했어.” 그 말에 서아라는 믿을 수 없다는 듯한 목소리로 물었다. “그렇게까지 심각한 일이야?” “너도 회사 임원이니까 알 거 아니야. 돌발 상황에 연락이 안 된다는 게 사업장에서 얼마나 치명적인 건지.” 서아라는 할 말이 없었다. “미안해.” 그녀는 힘없는 목소리로 사과를 건넸다. “네가 바쁜 줄도 모르고 일부러 날 갖고 노는 줄 알았어.” 그 말에 차건우의 미간이 싸늘하게 좁혀졌다. “휴대폰이 꺼지지만 않았어도 그 계약은 30분 만에 성사됐을 거고 그럼 나도 법원 퇴근 전에 너 만나러 갔겠지.” 말을 이어나가는 차건우의 표정은 여전히 차가웠다. “그런데 너 때문에 거래처에서 불만을 품었고 계약 조항까지 다시 조율해야 했어. 우리 쪽에서 손해를 봐가면서까지 머리 숙이고 사과를 했다고. 게다가...” 서아라는 여전히 차건우를 똑바로 바라보며 물었다. “게다가... 뭔데?” “너만 아니었으면 나도 밤새 시달리는 일 없었겠지.” 잠시 차건우를 바라보던 서아라는 진심인 것 같아 보이는 그의 표정에 힘없이 고개를 떨궜다. “미안해. 내가 오해했어.” 하지만 차건우의 얼굴에는 여전히 아무 표정도 없었다. “넌 내가 일부러 이혼을 미뤄보려고 어떻게든 질질 끌었다는 말이 하고 싶은 거야?” 서아라는 아무 대답도 할 수 없었다. 그의 말이 맞았으니 딱히 부정하고 싶지도 않았다. 차건우 역시 서아라의 속마음을 잘 알고 있었다. 차건우는 사무실로 돌아가 책상 위에 놓인 서류들을 대충 집어 들며 덤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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