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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5화

서아라가 피식 웃었다. 하지만 눈물은 점점 더 쏟아졌다. “차건우, 하지민한테는 차갑게 얘기할 수 있더니, 왜 나한테는 그렇게 못하는 거야?” 비웃음 섞인 말투로, 서아라가 얘기했다. “나는 그저 답을 원해. 그게 그렇게 어려워?” 서아라는 물러서지 않겠다는 듯한 눈으로 차건우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 이글이글한 눈빛에는 차건우가 처음 보는 고집과 강경함이 있었다. 그 순간 차건우는 어찌해야 할지 몰랐다. 천천히 담담함을 되찾은 차건우가 평소처럼 차갑게 물었다. “넌 이미 알고 있잖아.” 서아라는 차건우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면서 말했다. “나는 네 입으로 직접 듣고 싶어.” 차건우는 검은 눈동자로 서아라의 고집스러운 두 눈을 마주하면서 입술 사이로 차가운 말을 내뱉었다. “없어. 나는 단 한번도... 너를 사랑한 적 없어.” 서아라의 마음은 마치 망치로 내려친 듯 산산이 부서졌다. 그 고통에 서아라는 온몸을 바들바들 떨었다. 눈물이 볼을 따라 주르륵 흘러내렸다. 그 눈물을 보면서 차건우의 눈동자가 약간 흔들렸다. 고개를 숙인 차건우가 천천히 얘기했다. “아라야, 사랑 때문에 하는 결혼도 꼭 행복하다고 할 수는 없어. 사랑 없는 결혼도 행복할 수는 있어. 그동안 우리는 행복했잖아, 응? 네가 믿지 않아도 좋아. 난 너랑 결혼하는 순간부터 이혼하지 않으려고 했어. 그해의 일은... 내가 그렇게 하지 않으면 박씨 가문 사람들이 나를 죽이려고 안달이 났을 테니까 말이야.” 차건우는 눈물로 범벅이 된 서아라의 얼굴을 보면서 얘기했다. “넌 내 아내야. 예전에도, 지금에도, 앞으로도. 나한테 여자는 너 하나뿐이야. 다시는 네가 그런 고통을 겪게하지 않을게. 다른 여자를 찾지 않을게. 계속 너한테 잘해줄게. 아라야, 우리 예전처럼 지낼 수 있잖아.” 얼굴의 눈물이 천천히 식어서 메말랐다. 마치 서아라의 마음처럼 말이다. 서아라는 진지한 차건우의 모습을 보면서 자조적으로 웃었다. “예전처럼? 우리가 예전처럼 돌아갈 수 있다고 생각해?” “네가 원한다면 말이야.” 서아라는 농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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