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7화
계속해서 집요하게 질문하던 차건우를 떠올린 서아라는 생각에 잠겼다.
서아라가 무슨 대답을 내놓아도 차건우는 만족하지 않는 듯 서아라를 놓아주지 않았다.
그제야 서아라는 금욕적으로 보이는 이 남자가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차건우의 검은 눈동자에 무거운 기운이 서렸다. 이내 차건우가 차갑게 얘기했다.
“미안해.”
“다른 말은 없어?”
차건우는 더 얘기하지 않았다.
서아라는 실망 가득한 두 눈을 감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차건우는 서아라에게 미안하다는 말 외에 하고 싶은 말이 없어 보였으니까 말이다.
미안함을 제외한 다른 감정은 차건우의 얼굴에서 보이지 않았다. 후회나 죄책감도 말이다.
샤워를 마친 후 차건우는 서아라를 안고 침대로 돌아왔다.
이번에는 다른 행동을 하지 않고 그저 서아라를 품에 안은 채 침대에 누워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규칙적인 숨소리가 들려왔다.
‘잠에 든 건가?’
서아라는 저도 모르게 속으로 분노가 들끓었다.
잠든 차건우의 모습은 우아하고 예뻤다. 마치 동화에 나오는 왕자님 같았다.
하지만 지금 서아라는 그 얼굴이 가장 보기 싫었다.
그렇다고 움직일 수도 없었다.
괜히 차건우를 깨웠다가 또다시 당하고 싶지는 않았으니까 말이다.
다시 눈을 떴을 때 차건우는 이미 사라졌다.
서아라는 침대에서 천천히 일어나 앉았다.
시간은 어느새 세 시였다.
이렇게 오래 자다니.
몸이 여전히 찌뿌둥했지만 오랜 수면 덕분인지 정신만큼은 맑아져 있었다.
서아라는 욕실로 가서 간단하게 세수를 했다.
거울 속에 비친 본인의 모습을 본 서아라는 천천히 눈을 감고 심호흡했다.
목에는 붉은 자국이 가득 피어있었다.
심호흡을 여러번 한 후에야 서아라는 평정심을 되찾을 수 있었다.
수건을 들고 얼굴을 닦을 때, 서아라는 정갈하게 놓인 수건을 보고 또 화가 났다.
하지만 이 화를 풀 수 있는 곳은 어디에도 없었다.
...
저녁.
방으로 돌아온 차건우는 서아라가 샤워 중이라는 것을 발견했다.
욕실 밖에서도 서아라의 실루엣이 어슴푸레 보였다.
차건우는 미간을 약간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