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05화
서아라가 고개를 돌리니 차서연이 자신을 향해 사진 한 장을 찍고 있었다.
“완벽해!”
차서연은 방금 찍은 사진을 힐끗 보더니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나 신경 쓰지 말고 그냥 놀아. 내가 각도 잘 찾아서 찍어 줄게. 괜히 일부러 포즈 잡지 마. 그러면 표정이 굳고 어색해 보여.”
서아라는 잠깐 멍해졌다.
지금 상태로 차건우와 사진을 찍을 마음은 도통 없었다.
그렇게 생각하자마자 누군가가 그녀의 손을 번쩍 잡았다. 고개를 들자 차건우의 깊고 검은 눈동자가 바로 마주했다.
서아라의 눈빛이 살짝 흔들렸지만 결국 그의 손을 뿌리치지는 않았다. 차건우의 입꼬리가 아주 미세하게 올라갔다.
겉으로만 보면 서아라와 차건우는 유난히 잘 어울렸다. 차서연도 사진 찍기가 하나도 어렵지 않았다.
둘이 딱히 다정한 행동을 하지는 않았다. 그저 함께 주변 풍경을 보고 비둘기에게 모이를 주었을 뿐이었다.
차서연은 옆에서 쉬지 않고 셔터를 눌렀다. 그녀는 손꼽히는 사진가였다. 서로 싫어하는 사이라도 케미 가득하게 뽑아내는 재주가 있었다. 하물며 서아라와 차건우야 말할 것도 없었다.
사진이 어느 정도 쌓이자, 차서연은 못 참고 커플의 데이트를 방해하는 친구 노릇을 하기 시작했다. 서아라는 애초에 차건우와 함께 있고 싶지 않았기에, 그 틈을 타 차서연과 붙어 다녔다.
차건우는 말리지 않았다. 그는 주위를 바라보며 마음 한편이 생전 처음 느슨해지는 것을 느꼈다.
오랜 세월 동안 그는 팽팽히 당겨진 활시위 같았다. 한순간도 풀지 않았기에 수많은 암살 속에서도 겨우 살아남을 수 있었다. 조금이라도 방심하면 돌이킬 수 없는 파국에 빠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삶에 익숙해져서 지금은 예전만큼 위험하지 않다고 해도 결코 긴장을 놓지 않았다. 이 경계심은 이미 그의 뼛속 깊숙이 스며들었다. 당장 걷어낼 수도 없었고, 그다지 나쁘다고 생각하지도 않았다.
경계를 유지해야 빈틈을 내주지 않는 법이니까. 다만...
차건우의 시선이 멀지 않은 곳의 한 여자에게로 갔다.
서아라는 차서연과 무언가를 이야기하며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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