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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0화

심은우는 이를 악물고 차건우를 노려보았다. 반듯하던 얼굴이 일그러져 있었다. 차건우는 위에서 내려다보며 차갑게 말했다. “너한테 그럴 자격은 있나?” 심은우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이었다. 이토록 오만한 남자는 본 적이 없었다. 아니, 오만하다기보다 사람을 안중에 두지 않는 쪽에 가까웠다. 남자는 그를 눈곱만큼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듯했다. 천아연은 가까운 곳의 잘생기고 차가운 남자를 멍하니 바라보다가 한참이나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맑은 달빛이 차건우의 깊은 윤곽에 내려앉자 신상처럼 넘볼 수 없을 만큼 빛나 보였다. 감히 정면으로 보기 어려울 정도였다. 차건우는 원래 남의 일에 끼어들 생각이 없었다. 정의감으로 움직이는 사람도 아니었고, 심지어 스스로도 좋은 사람이라 할 수 없었다. 세상에 이런 일은 많았다. 매일 벌어진다. 남의 생사에 관여할 흥미가 그에게는 없었다. 하지만 하필이면 이 남자가 눈치 없이 그의 신경을 건드렸다. 차건우는 애초에 좋은 남자가 아니었다. 서아라가 기다리고 있다는 생각만 아니었으면, 심은우를 이렇게 쉽게 놔 주지도 않았을 것이다. 차건우는 심은우를 온기 없이 한 번 내려다본 뒤 몸을 돌려 떠나려 했다. 그때 누군가가 그의 소매를 홱 붙들었다. 차건우가 미간을 살짝 좁히며 고개를 돌렸다. 눈앞에 눈부신 얼굴이 들어왔다. 여자의 피부는 옥처럼 희고 매끈했으며, 눈은 가을의 호수처럼 깊고, 입술은 장미 꽃잎처럼 부드러웠다. 어둑한 빛 속에서도 그녀의 얼굴은 어둠을 환히 밝히는 듯 비현실적으로 아름다웠다. 차건우가 잠깐 멈칫했으나 고작 몇 초에 불과했다. 그는 눈살을 찌푸리며 그녀의 손을 떼어냈다. “저 사람이 저한테 약을 먹었어요.” 천아연이 그를 또렷이 응시하며 낮게 말했다. “지금은 걸어서 돌아갈 힘이 없어요. 데려다 줄 수 있어요?” “안 돼요.” 차건우는 싸늘히 말을 잘랐다. 천아연의 얼굴빛이 하얗게 질렸다. 태어나 이렇게까지 거절을 당한 적은 처음이었다. 가슴 밑바닥에서 분노가 치밀었다. “나 약 먹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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