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30화
차건우의 분위기에는 타고난 고귀함이 스며 있었고 사소한 몸짓 하나에도 천부적인 품격이 묻어났다.
하여 T 국에서 가장 높은 지위의 대통령과 영부인을 마주하고도 결코 기세가 뒤지지 않았다.
대통령과 영부인은 자리에서 일어서며 차건우를 맞이했다.
“차건우 씨, 말씀 많이 들었어요. 오늘 이렇게 뵙게 되어 영광이네요.”
대통령은 정중히 인사를 건네며 차건우와 몇 마디 덕담을 나누었다.
차건우도 예의 있게 고개를 숙여 대통령과 영부인에게 인사를 건넸다.
영부인은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차건우 씨, 어서 앉으세요.”
차건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옆에 있는 의자에 앉았다.
대통령은 먼저 최근 태성 그룹이 겪었던 위기와 앞으로의 협력 계획에 대해 가볍게 이야기를 나누고는 천천히 본론으로 들어갔다.
“차건우 씨, 제 딸 아연이를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차건우의 표정에는 아무런 변화도 없었다.
“천아연 씨는 T 국에서 가장 존귀한 공주님이신데 당연히 독보적이고 특별한 분이십니다.”
그의 대답은 지나치게 공손하고 형식적이었고 천아연에 대한 개인적인 호감을 짐작할 만한 뉘앙스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영부인과 대통령은 잠시 눈길을 교환하더니 의미심장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때 또 누군가 방문을 두드렸다.
이번에 들어온 사람은 천아연이었다.
그녀는 얼굴을 가렸던 가면을 이미 벗어버렸고 사람을 놀라게 할 만큼 한 절세의 미모를 드러냈다.
밝고 눈부신 실내조명이 그녀의 아름다움을 더욱 빛나게 했고 정성스럽게 화장을 마친 얼굴은 보는 이로 하여금 숨이 멎을 만큼 예뻤다.
조금 전의 어수선하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마치 먼지를 털어낸 야광주처럼 은은한 광채를 덧보였다.
T 국의 절세미인이라는 말은 결코 과장이 아니었다.
하지만 차건우는 그냥 무덤덤하게 힐끔 쳐다보고는 이내 시선을 거두었다.
그는 이미 천아연의 얼굴을 본 적이 있기에 새삼 놀랄 만한 일도 아니었다.
천아연은 차건우의 담담한 표정이 처음 보았을 때와 다름없이 조금의 흔들림도 없자 마음 깊은 곳에서 알 수 없는 낙담과 좌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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