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35화

“왜요? 아버지와 어머니가 오셔서 우리 둘만의 시간을 방해할까 봐 걱정이라도 되는 거예요?” 천아연은 원래부터 미모가 남달랐지만, 그 순간의 미소는 더욱 찬란해 주변의 금빛 장식과 화려한 풍경마저 빛을 잃게 할 정도였다. 당연히 누구나 고개를 끄덕일 만한 절세의 미모였다. 그러나 차건우는 무심히 시선을 거두며 아무런 영향도 받지 않은 듯했다. “대통령과 영부인께서 바쁘시다니 저는 먼저 일어날게요.” 차건우는 말을 마치고 자리에서 일어나 걸음을 옮겼다. 그의 어이없는 행동에 천아연은 얼굴에 믿기지 않는다는 듯한 표정이 스쳤다. “차건우, 거기 서!” 차건우는 들은 척도 하지 않은 채 우아하고도 흔들림 없는 걸음으로 발을 옮겼다. 더는 참지 못한 천아연은 자리에서 일어나 차건우의 앞을 막아섰다. 그녀의 작고 정교한 미모가 돋보이는 얼굴에는 선명한 분노가 번졌다. “차건우 씨, 제가 당신을 마음에 두었다는 건 당신에게는 영광이에요. 이렇게까지 무례하게 굴면 안 되는 거 아니에요?” “천아연 씨, 정말 제가 마음에 들어서 이러시는 거예요? 단순히 복수하려는 거 아니고요?” 천아연은 잠시 멈칫하더니 눈빛에는 놀라움이 스쳤다. 그러나 그녀는 곧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이내 평정을 되찾고 말했다. “당신한테 복수하려고 저 자신까지 바친다고 생각한 거예요? 세상에 그런 손해 보는 장사가 어디 있나요?” “그런지 아닌지는 천아연 씨 스스로가 더 잘 알겠죠.” 차건우는 냉정한 표정으로 말하며 더 대화를 이어갈 생각이 전혀 없는 태도였다. 그의 거듭된 무시와 냉담한 태도에 천아연은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차건우 씨, 서라고 했잖아요!” 그녀는 다시 그의 앞을 막아서더니 깊고 또렷한 눈빛으로 바라보며 한 글자 한 글자 또박또박 말했다. “저는 이미 모든 사람 앞에서 당신을 제 남편으로 선택한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했어요.” “그건 천아연 씨 혼자서 한 발표일 뿐, 저하고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것 같네요.” ‘혼자서 한 발표?’ 천아연은 냉정한 웃음을 보이며 말했다. “저는 T 국 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