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58화
서아라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사실은 할 말이 없었다.
임우현의 말대로, 그는 다른 사람의 선택을 좌우할 수 없었다.
태풍이 불 줄은 아무도 몰랐고, 태풍이 지나간 뒤, 그날 밤에 대체 무슨 일이 있었기에 천아연이 차건우에 대한 태도가 바뀌었는지도 아무도 몰랐다.
서아라는 하루 종일 차건우를 기다리며 불안에 떨었지만, 차건우는 그녀에게 안부를 전할 생각은 안 하고, 천아연과 함께 있었으며 심지어 그다음 날에는 천아연과 같이 놀러 나갔다.
차건우가 다른 여자를 안 만난 건 단지 남편의 의무를 지켰을 뿐이다.
그는 사랑에 충실한 게 아니라 결혼에 충실할 뿐이었다.
평소엔 서아라와 차건우는 아무런 문제도 없었다.
하지만 일단 뜻밖의 상황이 발생하면, 사랑 없는 결혼이 과연 계속 유지될 수 있을지가 문제였다.
“듣자 하니, 그저께 건우 씨와 천아연이 배를 타고 나갔다가 태풍을 만났다고 하던데.”
임우현의 목소리가 서아라의 생각을 끊었다.
그녀는 걸음을 멈추고 남자의 깊은 눈동자를 바라보았다.
“임우현 씨, 하고 싶은 말이 대체 뭐예요?”
“그냥 궁금해서요. 건우 씨가 그렇게 잘해주는데, 아라 씨는 왜 기분이 안 좋은지.”
서아라는 가슴이 철렁했지만, 바로 그의 의도를 알아차렸다.
“남편이 다른 여자와 같이 놀러 다니는데, 제가 웃어야 한다는 뜻이에요?”
임우현은 양손을 호주머니에 넣었다. 날카롭고 또렷한 눈매에 자유분방한 기운이 스쳐 지나갔고 겉으로는 무심해 보였지만, 묘하게 사람의 눈길을 끄는 매력이 있었다.
이 남자는 차건우처럼 말과 행동에 귀티가 나지 않았고, 심지어 어떤 행동은 우아함과 거리가 멀었지만, 천박하다는 느낌이 하나도 들지 않았고 오히려 유난히 섹시했다.
“아라 씨, 알잖아요. 전 그런 뜻이 아니라는 거.”
서아라의 눈에 빛이 반짝였다.
“몰라요, 무슨 뜻인지.”
“전에 제가 아라 씨랑 함께 건우 씨를 찾아갔던 그날, 기억 안 나요?”
서아라는 침묵에 잠겼다.
임우현은 느릿한 목소리로 말을 계속 이어갔다.
“그때 건우 씨가 아라 씨를 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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