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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4화

그녀는 잠들었을 뿐만 아니라 침대맡 조명도 켜두지 않았다. 서아라는 차건우가 강제적인 키스에 깨어났다. 키스라기보다는 물었다는 표현이 더 가까웠다. 서아라는 짜증 섞인 말투로 말했다. “한밤중에 이게 무슨 미친 짓이야? 자는 거 안 보여?” 남자가 동작을 멈췄다. 방안은 어두워 서로의 표정을 볼 수 없었고 오직 서아라의 맑은 눈만이 캄캄한 어둠 속에서 반짝이고 있었다. “오랫동안 안 했잖아.” 남자의 차분한 목소리가 어둠 속에서 울렸다. 서아라는 참고 있던 화가 순간적으로 불타올랐고 손으로 남자의 가슴을 밀치며 단호하게 말했다. “싫어!” 남자는 그녀의 말은 들은 척도 안 하고 계속해서 몸을 굽혀 그녀에게 키스하려 했다. “차건우! 지금 몇 시인지나 알아? 자게 내버려두면 안 돼?” 서아라는 다시 한번 차건우를 밀쳐내며 말했다. “안 돼!” 차건우의 목소리는 여전히 냉랭했고 그는 그녀의 옷을 벗기기 시작했다. 서아라는 화가 치밀어 올랐다. “뭐가 그리 급해? 정말 하고 싶다면 샤워부터 해야 하는 거 아니야? 네 몸에서 지금 그 여자의 향수 냄새가 진동해.” 천아연의 향수 냄새는 너무 진해서 그녀가 스친 곳이면 어디든 그 냄새로 가득했다. 그런 그녀와 몇 시간 동안이나 함께 있었으니 차건우의 몸에도 그 냄새가 스며든 것이었다. 그 향수 냄새는 너무 진해 서아라는 견디기 힘들었다 하기는커녕 방금 그가 키스한 것만으로도 서아라는 구역질이 나 참기 힘들었다. 차건우는 불을 켰다. 불빛에 서아라는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서아라의 금방 잠에서 깨어난 얼굴에는 온갖 귀찮음과 짜증이 가득했다. 오랜만에 보는 그녀의 이런 표정이었다. 차건우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그는 서아라의 예쁜 얼굴을 바라보며 그 표정에서 어떤 감정을 읽은 듯했다. “어제는...” 서아라는 차건우의 말을 끊었다. “대체 샤워할 거야? 말 거야? 안 씻을 거면 난 먼저 잘게.” 차건우는 더 이상 말을 이어가지 않았다. 그가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자 서아라는 다시 침대에 드러누우며 몸을 돌렸다. “불 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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