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70화
서아라의 시선이 천아연이 들고 있는 고급스럽고 정교한 선물 상자에 머물렀다.
“천아연 씨 실례지만 손에 들고 계신 것은 무엇인가요?”
천아연은 순수한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이거 말이에요? 차건우 씨께 드리려고 준비한 선물이에요. 지난번 폭풍 사고 때 저를 구하려다 차건우 씨도 위험에 빠질 뻔했잖아요. 생명의 은인께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어서 특별히 준비했어요”
서아라는 천아연의 눈가에 피어나는 여린 웃음을 바라보며 눈빛이 살짝 깊어졌다.
그녀 앞에서 그날의 사고를 들먹이며, 차건우가 목숨을 걸고 자신을 구했다는 사실을 강조하는 천아연의 행동은 지나치게 순진하거나 아니면 순진한 얼굴 뒤에 숨겨진 계산적인 움직임이었다. 서아라는 후자라고 확신했다. 어차피 천아연은 차건우에 대한 자신의 감정을 숨기려 하지 않았으니까.
천아연이 차건우를 좋아하는데 서아라에게 우호적일 리 없었다.
하지만 방금 그녀가 한 말은 너무나 합리적이었고 흠잡을 데가 없었다. 생명의 은인에게 선물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었으니까.
맞다. 너무나 당연한 일이었다.
그러나 그 당연함이 서아라 마음속에 잔인하게 박혀 가시처럼 아렸다.
자기 남편이 다른 여자를 위해 목숨을 걸었다는 사실. 아무리 감사한 일이라도 그걸 달가워할 마음은 들지 않았다.
서아라는 말 없이 고개를 돌려 차건우를 바라보았고 차건우 역시 그 순간 오직 그녀만을 보고 있었다.
“두 분 아직 식사 중이 신가요??”
천아연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제가 두 분의 식사를 방해하신 건 아니에요?”
차건우가 대답하기도 전에 서아라가 먼저 입을 열었다.
“아니요. 그냥 평범한 아침 식사일 뿐이에요. 방해될 것도 없어요.”
“그렇다면 다행이네요.”
천아연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순진무구한 표정으로 서아라를 바라보았다.
“그럼 제가 이 선물을 차건우 씨께 드려도 되겠죠?”
서아라가 지금껏 만났던 겉으로는 순수하고 착해 보이지만 속은 계산적이고 교활한 여자들과 천아연은 차원이 달랐다. 그런 가식적인 연기자들은 너무나도 어색하고 부자연스러워 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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