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84화
“가서 혼자 먹어...”
서아라는 흐릿하게 대답하며 눈꺼풀이 무겁게 감겨들었다. 이번에는 정말이지 눈조차 제대로 뜰 수 없을 만큼 지쳐 있었다.
언제까지 차건우에게 휘둘렸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았다. 서아라가 마지막으로 눈을 감았을 때는 이미 새벽빛이 어슴푸레 비치고 있었으니 고작 몇 시간 눈을 붙인 게 전부였다.
그런데도 이 남자는 뻔뻔하게 다시 깨워 밥을 먹자고 하는 상황이었다.
평소에는 겉모습도 반듯하고 기품 있는 얼굴로 세상 사람들의 시선을 끌던 차건우였지만 침대 위의 차건우는 그저 짐승에 불과했다.
아니, 어쩌면 짐승보다 더 잔혹했다.
그야말로 짐승만도 못한 사람이었다.
“아라야.”
낮게 가라앉은 차건우의 목소리가 귓가에 닿았다. 부드러운 톤 속에 설명하기 힘든 위협이 스며 있었다.
“정말 아침까지도 나랑 같이 안 먹을 거야?”
서아라는 순간 몸이 움찔했다.
겨우 눈을 뜨자 차건우의 얼굴이 가까이 다가와 있었다.
깊고 어두운 눈빛은 금세라도 삼켜버릴 듯 위태로운 기운을 품고 있었다.
“일어날 힘이 없어.”
서아라는 쉰 목소리로 겨우 대답했다.
이미 말끔히 차려입은 차건우는 망설임 없이 서아라를 안아 들었다.
“내가 씻겨줄까?”
어젯밤에도 차건우가 억지로 끌어안고 씻겨주었던 기억이 떠올라 서아라는 치를 떨었다.
차건우는 도리어 한결 생생해 보였지만 서아라는 온몸이 무너져 내릴 듯 기진맥진해 있었다.
지금 차건우를 거부하면 다시 짓밟힐 게 뻔했다.
“됐어. 스스로 할게.”
얼굴을 씻고 나서야 서아라는 겨우 정신을 다잡았다.
차건우는 서아라의 손을 꼭 쥔 채 식당으로 끌고 갔고 힘이 빠져버린 서아라는 그저 끌려가는 대로 내버려두었다. 뿌리친다 한들 벗어날 수 없으니 체력만 아끼자는 체념이었다.
아침 식사를 마치자 서아라는 비로소 조금은 기운이 돌아왔다.
서아라는 슬쩍 시간을 확인하며 속으로 계산했다. 평소 같으면 이 시각쯤 차건우는 자리를 떠날 때였다.
서아라는 오늘만큼은 누구보다도 빨리 차건우가 떠나길 바라고 있었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차건우는 떠날 기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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