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98화
서아라는 원래 뒤에서 남몰래 계략을 꾸미는 사람은 아니었다.
원한이 있으면 대부분 그 자리에서 바로 갚아버렸고 정말 궁지에 몰린 게 아니라면 몰래 손을 쓰는 일 따위는 하지 않았다.
못 해서가 아니라 그저 그런 방식이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스스로 대범하다고 할 수는 없었지만 그렇다고 겉과 속이 다른 위선적인 사람으로 살고 싶지도 않았다.
남편을 넘보는 사람을 대할 때 서아라에게 인내심은 길지 않았고 애써 태연한 척 밀고 당길 이유도 없었다.
이미 서로 다 알고 있는 사실을 굳이 숨기며 연극을 하듯 꾸며낼 필요는 없었고 쓸데없이 지쳐갈 뿐이었다.
진짜 어리석음은 무섭지 않았다. 가장 두려운 건 알고도 모르는 척 연기하는 태도였다.
천아연이 자신들을 구한 건 감사할 일이었지만 그것과 다른 문제는 철저히 구분해야 했다.
옳고 그름을 분명히 하는 게 서아라의 방식이었고 차라리 악역으로 보일지라도 먼저 선을 긋는 편이 낫다고 생각했다.
문밖에서 잠시 멈춰 선 차건우의 발걸음이 들렸다.
차건우는 미묘하게 입술을 굽히며 어두운 눈빛으로 안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서아라는 여전히 멍해 있는 천아연을 향해 조용히 말을 이었다.
“이제는 푹 쉬세요. 내일 다시 찾아올게요. 필요한 게 있다면 언제든 말씀하세요.”
말을 마친 서아라는 몸을 돌려 방을 나섰고 천아연은 아무 말 없이 그녀를 보내주었다.
복도에 나오자 뜻밖에도 차건우가 그곳에 서 있었다.
“여기서 뭐 하고 있었어?”
“의사가 나가는 걸 보고 잠시 돌아왔어.”
차건우는 서아라의 눈을 깊게 들여다보며 낮게 물었다.
“방금 안에서 무슨 얘기를 나눈 거야?”
서아라는 잠시 들킨 듯한 난처함에 시선을 피했지만 표정만은 담담하게 유지하며 대답했다.
“별거 아니야. 그냥 해야 할 말을 미리 해둔 것뿐이지.”
차건우는 여전히 서아라의 눈빛을 놓지 않았고 서아라는 애써 태연하게 덧붙였다.
“아연 씨가 아까 나더러 널 불러오라 했는데 마침 네가 온 거야. 이제 안으로 들어가 봐. 난 이만 가볼게.”
그러나 차건우가 불쑥 서아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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