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19화
천아연은 선을 지키며 애교를 부릴 줄 아는 여자였다.
그녀는 차건우의 인내심이 어디까지인지를 잘 알고 있었고 절대 선을 넘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겉보기에는 ‘합리적인' 요구를 차건우는 거절할 수가 없었다.
천아연의 말처럼 그녀가 그들을 구해주었다. 차건우는 일주일동안 천아연을 돌보기만 하면 신세를 갚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은혜라는 게 어디 그리 쉽게 갚을 수가 있는 것인가?
은혜를 갚는 이상 차건우는 천아연의 ‘과도하지 않은' 요구 사항을 들어줄 수밖에 없었다.
똑똑한 여자였던 천아연은 그를 강요할 수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
그녀는 결코 차건우가 자신을 싫어하게 하고 싶지 않았다.
물을 마신 후 천아연이 다시 입을 열었다.
“건우 씨, 사과 먹고 싶어요.”
미간을 찌푸리던 차건우는 옆에 있는 과일 쟁반에서 사과를 하나 꺼내 그녀에게 건넸다.
천아연은 사과를 건네받지 않았다.
“환자한테 이렇게 사과를 주는 사람이 어디 있어요? 사과는 껍질을 깎아야 먹을 수 있는 거예요. 사과를 깎아줘요. 칼은 저기 있어요.”
한동안 아무 말이 없던 차건우는 옆에 있는 과일칼을 들어 사과 껍질을 깎기 시작했다.
천아연은 미소를 지으며 차건우의 잘생긴 얼굴을 오랫동안 쳐다보았다. 이런 일에 익숙하지 않았던 남자는 사과를 깎는 폼이 영 어색했다.
“설마... 사과를 깎아본 적 없어요?”
차건우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서아라 씨한테도 사과를 깎아준 적 없어요?”
흠칫하던 차건우는 여전히 대답하지 않았다. 천아연도 더 이상 묻지 않고 계속해서 남자를 쳐다보았다.
햇빛이 창밖으로 쏟아져 남자의 얼굴을 비추었고 남자의 잘생긴 얼굴은 유난히 빛이 났다.
그 모습을 지켜보며 천아연은 눈빛을 반짝였다.
영상은 여기서 끝이 났다.
서아라는 핸드폰을 내려다보면서 오랫동안 꼼짝도 하지 않았다.
잠시 후, 목이 약간 뻣뻣해지는 것을 느끼고 나서야 그녀는 몸을 살짝 움직였다.
아주 재미있는 영상이었다.
천아연은 역시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다.
어쩐지 그녀한테 자신의 수단과 목적을 솔직하게 털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